포천(抱天) 5막
유승진 지음 / 애니북스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이 우리 (본가)동네인 포천이라서 읽기 시작한 책(진심.. 쿨럭;)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고, 어떤 컨셉인줄도 몰랐지만 1막에서 시작되는 프롤로그부터 이야기의 엮음 하나하나에 완전히 푹~ 빠져들었다. 그야말로 "딱 내 스타일!"

애꾸눈 이시경 선생은 작가가 창작해 낸 가상의 인물이다. 하지만 그 주변 인물과 이전, 이후의 역사적 이야기들은 대부분 고증을 거친 실제 사례들을 이야기의 흐름에 맞게 배치한 것으로, 스토리텔링 컨텐츠 중에서는 그 무엇보다 역사 소재의 무언가에 열광하는 나를 순식간에 사로 잡았다. 알고보니 네이버에서 (정주행은 못했지만) 이따금 눈여겨 보던 <한섬세대>의 바로 그 작가님이었단 사실. 현대의 88만원 세대를 조선 시대 '쌀 한섬'으로 비유하다니. 그 기막힌 재치에 완전 무릎 탁! 우왕ㅋ굳ㅋ 하기도 했었다. 


최근에 나온 신간까지 매 권을 1~5막으로 표기한 것도 나름 독특해서 좋았다. 가히 '범인'이라 할 수 있는 이시경 선생의 이야기가 더없이 드라마틱하고 비현실적이라, 어떻게 보면 또 의외로 현실적인 것 같고. 영화로 만들어지면 참 좋을것 같단 생각도 했다. 책 속에선 이런 이시경을 만들어 낸 화담 서경덕 선생의 캐릭터도 아주 멋지게 그려진다. 서경덕이란 인물에 제대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드라마 <황진이(리뷰)>를 보던 스무살 때 였는데, 이후로 만나는 어떤 이야기에서도 그의 인품은 항상 고매하고, 필부들과는 사뭇 다른 존재로 그려져있어 기회가 닿으면 그의 생애를 면밀히 공부해 보고 싶단 생각이 들 정도였다. 


 

블로거 목탄M(mtothej.tistory.com)님의 포천 팬아트. 어엌..이시경이 남자로 보인다 ;ㅅ; 


조선 중기 이후를 배경으로 하는 시대 속 풍운아 이시경. 만약 이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했다면 '당시 사회는 그를 어떻게 주목했으며, 어떤 기록으로 남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책을 읽는 내내 불쑥불쑥 들었다. 더불어, 나는 어린시절 이런 재밌는 만화나 드라마, 영화 등을 보며 역사 공부에 대한 꿈과 흥미를 키웠는데 요즘 어린 친구들은 과연 어떠할지. 가능하다면 이런 콘텐츠들이 지루하고 고리타분한 수십종의 역사 교과서와 학습지보다 훨씬 더 유용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이어서 할 수 있었다. 

아직 그의 이야기가 완전히 끝을 맺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뭐라 장담할 순 없지만, 항상 이렇게 '시대의 보편을 거스르는 인물'이 흥미를 돋구는 원천이 되듯, 가능하면 이후의에도 이시경이 가급적 더 대담하고 더 파격적이게 활약해줬음 하는 바람이 들었다. 아빠&음식바보인 우리 초희는 철이 촉흠.. 아주 촉흠만 들었음 언니가 더 바랄게 없겠고 (ㅜ.ㅜㅋ) 그사이 나는 웹툰 정주행 고고싱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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