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탄생 -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10인과의 인터뷰
카렌 호른 지음, 안기순.김미란.최다인 옮김, 안기정 감수 / 와이즈베리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국제통상학 전공자다. 대학에 입학할 때는 경제통상학부에 경제학 전공을 희망하며 들어왔고, 1년이 지나 각별한 인연을 계기로 국제통상학과로 계획을 수정하긴 했지만, 어쨌거나 경상계 전공자이고 3년 전 학부가 통합 전까진 상학사를 이수할 예정이었다. 

오랜 휴학기간을 지나와 복학하면서 대학 전공을 택할때 고민으로 되돌아와 사학 복수전공을 결심했다. 덕분에 졸업을 위한 학점 이수를 채우느라 작년부턴 거의 사학과에 올인하며 살고 있지만, 사실 내 본래 소속은 이렇듯 경상계열이다. 이번에 만난 이 책도 그런면에선 가장 내 '소속'에 가까웠고, 누구보다 빨리 만났어야 하는 책이었다. 물론 그래서 더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런 배경들이 두루 갖추어져 있고, 사실 경제학에는 여전히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으면서도, 상식이나 이론에 대한 지식 수준에는 언제나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이 책의 인터뷰이 중에서도 익숙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몇 안된다는 사실에 특히 좌절했다. (^^;)

너무 오랜만에 전공 관련 교양서를 펼친 탓일까, 처음에는 그 설명을 따라가느라 떠듬떠듬 속도도 느리고 몇번씩 되짚으며 읽어야 했지만, 책 장을 넘길수록 오래 전 수험생 신분을 막 털고 '미리 대학생활을 체험한다'며 이것저것 찾아 읽었던 책들에서 느끼던 그 시절의 희열을 떠올릴 수 있었다. '맞다. 나는 경제학에 참 관심이 많았구나…' 싶었던 묘하게 아련한 순간들이었다.


학문에 대한 이론은 언제나 그러하듯이, 모든 것이 다 공감가고 동의할 수 있는 것 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적어도 국제적으로 가장 권위있는 영예 중 하나인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인물들 답게, 그 내용들에 남다른 통찰력과 내공이 느껴졌고, 도대체 뭘 먹고 살면 이정도 깊이의 사고가 가능한걸까 마냥 존경스러울 지경이었다. 

경제학은 우리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학문이다. 경제학 원론 첫 장에서 배우는 '희소성, 기회비용, 수요·공급 법칙' 등의 개념이 처음 듣기엔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지겠지만, 그 원리를 이해하는 순간 우리 삶의 모든것에서 그 논리가 다양하게 적용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런 면에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의 인터뷰'를 모은 이 책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선망할 '보다 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삶'을 위해 꼭 한번쯤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닐까 싶다. 우리들은 부정하고 싶어도 대개 호모 이코노미쿠스(경제적 인간)이니까 말이다. 물론 나를 포함한 경상계열 전공자라면 더더욱 그러할테고…….

책장을 덮는 마지막 순간에, 언젠간 우리 대한민국에서도 이 상을 수상해 다음판 <지식의 탄생>에서 꼭 인터뷰이 첫번째 타자로 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 샘솟았다. 기왕이면 나의 모교, 동문 중에서 그 주인공을 볼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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