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그 여자 2 - MBC FM '이소라의 음악도시'의 일곱 도시 일곱 색깔 러브스토리 그 남자 그 여자 2
이미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본 사람들은 아마 두가지 경우로 나뉠 것이다. 열혈 음악도시 애청자라서 자연스레 책을 읽었거나, 책을 읽고 난 후 음악도시의 열혈 애청자가 되었거나. 순서는 상관없다. 누구나 다 그럴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그만큼 소중하고 아름다운 책이니까.







매일 밤 11시. Yuriko Nakamura의 JET STREAM -I WISH- 배경음악이 잔잔하게 깔리면서 시작되는 미나 작가님의 <그남자 그여자> 이야기. 사랑에 대한 매일 다른 이야기들을 그 남자와 그 여자의 목소리를 통해 들으면서, 울고 웃고 속상해하고 설레고 기뻐했던 그 시절의 기억들. 한창 감수성 예민하던 고1 나이에 매일 밤 야간자율 학습을 마치고 학원 자습실 혹은 독서실에서 MP3 이어폰을 통해서 들었던 나의 그남자 그여자는 소라언니와 시경오빠였다. 이따금 두 사람 중 한사람의 부재로 다른 사람이 사연을 읽어줄때면, 괜한 배신감에 그날은 듣지도 않고 내내 꽁해있다 잠들기도 했던.. 그 기억들이 아직까지도 선명하다. 








그남자 그여자 외 음악도시의 여러가지 흔적들을 접할 수 있는 팬사이트. 가끔, 오늘같은 밤에 종종 찾게되는 곳 ☞ 링크

매일 밤, 그 사연들을 들으며 '이걸 다 녹음해야 할까, 어떻게 따로 저장해서 보관하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만하던 시간이 지나고 언젠가 서점에 이 책들이 진열되어 있던 날 나는 정말 너무 기뻐서 울고싶을 지경이었다. 언젠간 꼭 사야지, 하다가 결국 품에 안고 집에 돌아와 밤새도록 한글자 한글자 읽어내린 것이 거의 최근에 이르러서야 그렇게 됐다는게 부끄러운 사실이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여전히 열 일곱살 고등학교 1학년 그때의 그 밤 11시, 그 순간이었다.

매일밤 10시부터 12시까지 꽃총각과 꽃처녀들의 이름을 부르며 안부를 전해주던 소라언니와. 그 어떤 슬픈 발라드보다도 모두가 다 내 얘기 같고 내 얘기였으면 싶었던 미나작가님의 글들. 매일 밤 12시에 소라언니가 나지막히 말해주는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좋은일만 있을거에요."를 들어야만 편안하게 잠들 수 있을 것만 같던 순간들. 그때, 떨리는 마음으로 사연이나 문자를 보냈던 이들, 혹은 말 없이 그저 듣기만 하며 끄덕끄덕, 마치 모두가 다 내 이웃이고 친구, 언니오빠, 동생인양 서로를 챙겨주고 싶은 마음으로 공감했던 기억이 있는 음도인들이라면 누구나 이 책에 대해서 다른 말 필요없이 그저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내게, 이 글을 쓰는 오늘은 정말 새삼스레 소라언니가 그리운 그런 날이다. 자정의 그 다정한 인사가 너무나 간절해지는 그런... 날이었다. 그래서, 이 글과 오랜만에 찾는 팬사이트로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을 것 같다. 애틋하게, 아련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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