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쓴 원고를 책으로 만든 책 - 새끼 고양이, 길 잃은 고양이, 집 없는 고양이를 위한 지침서
폴 갈리코 지음, 조동섭 옮김 / 윌북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날 예스24에 로그인을 하다가 광고 배너를 보고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질러버린 책이다. 
<고양이가 쓴 원고를 책으로 만든 책> 이라니 너무 사랑스럽잖아!!!!!!!!! 라고 외쳤지만, 큰 기대는 없었는데 
(워낙 고양이 덕후라) 근데 맙소사 책을 받아들고 정말 순식간에 빠져들어 읽어보니 이거 진짜 고양이가 쓴 책이었다. 

편집 후기에서야 "상상력이 뛰어난 저자의 아이디어로 고양이 쓴 것처럼 가정하에 구상한 재미있는 소설"이라고 소개하지만, 나는 저자.. 아 아니 영문 번역자 폴 갈리코가 주장한 바와 같이, 어느날 폴의 지인-출판사 에디터- 집 앞에 맡겨진 원고 뭉터기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 꺼려하는(그것은 자기 주인의 자존심을 위해서라고 한다) 익명의 고양이 저자가 쓴 글이며, 표지 문구와 같이 이것을 폴 갈리코가 영어로 번역하고, 조동섭씨에 의해 다시 한국어로 번역되어 내 손에까지 왔노라고 굳게 믿고 싶다.




책 내용은 오갈데 없는 고양이 한마리가 어떻게 사람을 길들이고 그 집에 머물러 살 수 있게 되는가에 대해 자세히 적고 있다. 그래서 표지에도 "새끼고양이, 길 잃은 고양이, 집 없는 고양이를 위한 지침서"라는 문구가 삽입되어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라고 주장하는- 익명의 고양이씨가 쓴 글은, 고양이를 키워본 경험이 있거나 좋아하고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무릎을 탁! 치며 감탄하게 만들법한 내용으로 애묘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더불어, 본문 속 어느것 하나에서도 자신이 진짜 고양이 저자임이 틀림없다는 것을 강조하듯이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고양이가 바라보는 세상'의 프레임을 유지한다. 









이 책의 저자 고양이씨는 자녀가 없는 어느 부부의 집에서 머물고 있는데, (절대 키워지는게 아니다!) 고양이의 눈에서 바라본 주인 남녀를 관찰함으로써 남녀가 서로에게 솔직할 수 없었던 멘트 -혹은 이제껏 우리도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몰랐던 그런 내용들-를 가감없이 톡 쏘듯 책 속에 풀어준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고양이와 관련한 책 이라기 보단, 고양이의 도움을 조금 받은 남녀생활백서로 이해해도 무난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튼, 참 오래전에 본 책임에도 정말 재밌게 읽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말 고양이다운 책이고 책으로 만든 한 권의 고양이라고 말 하고 싶은 작품이었다. 그러니까 당신,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이 책을 당장 읽을 것을 적극 권하는 바이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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