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케미아, 루미 틴틴 다락방 1
백승남 지음 / 한겨레틴틴 / 2011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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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작가 본인이 직접 겪은 경험담과 적절한 상상의 산물들이 엮어져 만든 이야기였다. 항상 비슷비슷한 흐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 때마다 상념에 빠지는 소재들이 몇 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어린아이들의 투병 얘기다. 그리고, 그래서 더 가슴아프다. 가시고기도 생각나고, 국화꽃향기도 생각났던, 상투적인 신파가 아니라서 더 아렸던 이야기…… 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스토리가 있는 컨텐츠를 접할때, 기본적으로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돌입하는 타입이다. 어차피 보게 될 것이라면 장르도 전체적인 이야기의 맥락도 모르는 상태로 봐야 감상의 나래를 펴는데 제약 없이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소재들이 얽혀있어 복잡한 구조라면, 여러가지 생각들을 정리한 끝에 한번이든 두번이든 더 보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것들을 보기에 앞서 '이것은 어떠한 색깔의 무엇'이라고 규정한다면, 그 순간 하나의 컨텐츠를 접할 때 누릴 수 있는 소중한 몇가지들을 놓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책 소개 페이지에 제시된 내용인줄도 모른 채 혼자 '복선으로 추측되는 두 개의 설정을 읽었다'라고 생각했다. 비록 그 중 하나는 맞았고, 하나는 기우였을지언정 말이다. 그래서 '이건 아니었나?' 싶은 잠정적 결론이 난 상태에서도 책을 완전히 덮을 때까지 계속 두근거리고 긴장한 상태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참 몰입력도 남다르지…….





우리는 단지 자식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 부모네의 희생을 너무 당연시 여기며 살아가는 참 이기적인 존재가 아닌가라는 철 든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것이 가족간이라 한들 인간관계에 있어서 당연한 것은 어디에도 없는데 말이다. 인정하지 싫어 숨겨둔 치부를 꼭꼭 찌르는듯한 느낌이 주인공 '강이'를 통해 거듭 반복되었다. 덕분에 내가 다 환자가 된 기분이기도 했다. 

아마, 제목의 루케미아를 읽는 순간 어떤 내용인지 대충 짐작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덕분에 나도 오랜만에 등록 헌혈증을 꺼내어 그동안 얼마나 많은 핑계로 어렵지 않게 생명을 구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이 일에 게을렀었는지 되새겼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시절에는 '산 목숨을 내어주는 것도 아니고, 내가 크거든 골수이식과 사후 장기기증 모두 신청해야지'라고 늘상 말했었는데, 막상 그 고대하던 어른이되고 보니 이것저것 따지고 고민하게 된, 부끄러운 내 자신을 새삼 깨달았다. 이런 식으로 나에게는 손에 들고있는 시간동안 여러가지 반성을 안겨준 책이 이번 <루케미아 루미>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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