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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놀로 블라닉 신고 산책하기 - 소설가 백영옥의 유행산책 talk, style, love
백영옥 지음 / 예담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백영옥 작가님에 대해서는 꽤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지난여름 <2009 Yes24 문학캠프>에 선발되기 전 부터 서점가에서 녀의 책을 익히 봐왔기 때문이다. 신년 초부터 열애설로 화제에 오른 김혜수씨, 그녀의 2009년 최고 ‘엣지있게~’로 인기몰이를 하던 드라마 <스타일>의 원작자라는 사실, 온 서점가에는 그렇게 그녀의 책이 물결 넘치듯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때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후 문학캠프에서 나름의 추억을 남기고자 신청한 독자낭독 코너(링크 클릭)에 내가 그녀의 전작 <다이어트의 여왕>을 읽게 된 것. 그것을 계기로 나는 ‘출간된 작품 모두를 소유하고플’ 정도로 좋아하는 작가 명단을 새로이 갱신하게 되었다.
그 때, 2박 3일간의 여정을 끝내고 문학캠프에 다녀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Yes24 사이트에 접속해서 책을 선택하는 것 이었다. 여러 가지 기념품과 땀에 찌든 옷도 방 한구석에 던져두고, 지쳐 쓰러질 것 같은 몸을 간신히 추스르면서도 혼신의 힘을 다해 주문했다. 캠프에서 만나 뵙고 큰 감명을 받은 도보여행가 황안나 선생님의 전작들 그리고 캠프에서 받은 <다이어트의 여왕>을 제외(서평 링크)한 백영옥 작가님의 이야기가 바로 그 목록이다. 나는 이렇게 또 귀한 책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 때 그렇게 구매해서 보관하고 있다가 하릴없이 흘러가는 연말을 조금은 특별하게 장식하고자 택한 것이 바로 이번 <마놀로 블라닉 신고 산책하기>다. 얼마 전 지인의 블로그에서 특히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을 읽은 것이 가장 큰 계기가 되었기 때문. 이 책은 저자가 현재 본업인 소설가가 되기에 앞서 패션지에서 근무했던 과거에 연재하던 칼럼 모음집이다.
처음에는 ‘신문이나 주간지에서 이따금씩 읽는 것이 훨씬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패션에는 까막눈이나 다름없는 내게는 너무도 힘들고 어려운 말들이 많았으며, 그 내용들에 대해 일일이 찾아보고 싶을 만큼 흥미도 일지 않았다. 하지만 전속 칼럼니스트나 패션지 에디터가 아닌 아주 오래전부터 작가(소설가)를 꿈꿔왔고, 결국 이루어 낸 한 사람의 글 모음집답게 곳곳에서 드러내는 책과 출판문화 그리고 문학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이 가슴 뻐근하게 했다.
이것은 인터넷 서점 북 에디터로 일했던 경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귀한 책이다. 단순히 패션과 트렌드에 관한 고찰을 넘어서 우리 사회 문화 전반에 관한 이해, 그리고 깊은 통찰력과 깔끔한 정리가 돋보이는 해설서인 것 이다.
도대체 나는 이 책을 왜 이제서야 읽은 걸까, 진작 읽었다면 독자낭독 시간에 백영옥 작가님 앞에서 그렇게 추레한 몰골로 등장하지는 않았을 텐데. 그리고 진작 물어볼 수 있었을 텐데.. “결혼 생활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서 묻느냐”고 입이 찢어지게 웃으며 대답하고는 이틀 후에 이혼 소식으로 온갖 매체를 장식했던 모 가수가 대체 누구냐고 말이다..(정말 궁금하다)
이 책으로 나의 2009년 독서 목록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리고 2010년의 첫 달에는 <스타일>을 읽고 드라마도 꼭 봐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나는 벌써부터 너무 기대가되어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