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청춘! A+보다 꿈에 미쳐라
박원희 지음 / 김영사 / 200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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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에세이라기보다 자기계발서의 느낌이 강했다. 그리고 전공자가 아닌 내 눈에도 문법적으로 다소 불편하게 느껴지는 문장 몇 구절을 제외하면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계열이 에세이 항목으로 분류된 이유, 저자가 직접 느끼고 겪은 내용을 적은 수기라는 점. 바로 그 때문에 참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20살, 내가 대학생이 되고 나서 가장 행복했던 점은 통금시간이 사라진 것도, 내가 밥을 먹고 싶은 시간에 먹고 싶은 메뉴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드는 과목만을 골라서 공부할 수 있다는 것도 아닌 ‘옳은 것이 옳게 인정받는’ 것 이었다. 그리고 책에서도 꽤 많은 분량을 들여 비교/설명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내가 대학에 진학하여 느꼈던 바로 그 감상에 대해 저자도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좋았다.








소위 ‘입시전쟁’이라고 묘사되는 우리나라의 중, 고교 학창시절은 그 순수한 나이대의 어린 아이들이 지나는 시기라기엔 끔찍할 만큼 너무나 많은 것들이 왜곡되어 있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재수없는 아이’로 낙인찍히던 그 시기. 물론 그 시절 나름의 즐거움과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당시의 친구들이 아직도 내 곁에 남아 있지만, 뭐랄까.. 그 때의 어려움은 정말 견뎌내기도 떨쳐내기도 힘든 기억이었다.





반대로 대학에 와서는 수업을 빠지거나 어영부영 학업에 임하는 일이 있어도 이전 학창시절과 다르게 담당 교수님이 집에 전화하거나 혼이 날 일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행동하는 일이 ‘쿨하고 멋진’것이 아니라 ‘진짜 개념없는’ 것으로 비추어지며, 주변 친구들에게 염려를 사는 이 바람직한 환경이 나는 너무나 좋았다. 입학 후 몇 달은 혹시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저자가 대학시절을 보낸 미국은 이런 부분에선 우리와는 차원이 다르게 선진적이기에 내가 감히 이 내용에 대해 공감한다고 해도 될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20살 이후로는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온 내가 속한 이 환경이 새삼스럽게 되새겨진 것이 나는 이 책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자유에 대한 미국 교육환경의 신념. 그리고 그것을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체득하고 따르는 미국 학생들을 보며, 얼마나 많은 부러움을 느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책을 읽는 내내 그녀의 전작 <공부 9단, 오기 10단> 출간 당시부터 저자에 대해 알고 있던 후배가 말해준 “박원희 특유의 자신감”이 무엇인지도 묘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경제학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오랜 생활을 한 덕분인지 인간관계를 이해적으로만 묘사하는 일부 구절이 꽤 불편하기도 했지만 그것 나름대로 자기가 그 기준에 맞추어 잘 살고 있으면 감히 누가 그것에 대해 비판을 할 수 있으랴...





바쁜 일정 탓에 꼬박 일주일을 들고 다니며 책을 완독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서는 얼마 전 가정환경 탓에 유년기 대부분을 외국에서 보낸 후배가 떠올랐다. 당시 우리 문화나 사회적 특수성에 대한 원론적인 질문을 해대는 탓에 꽤 곤혹을 겪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때 내 짧은 지식과 통찰로 그 아이를 이해시키기 위해 열변을 토했지만 쉽지 않았다. 어쩌면 그게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외국에서 거주를 목적으로 체류해 본 경험이 없으니 아무리 개방적인 사고를 지녔다고 해도 철저히 한국인의 기준에서 얻은 상대적인 평가일 테니까. 하지만 나는 이제서야 분명하게 깨달았다. 그 후배에게 이 책을 선물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확신을 말이다. 나는 벌써부터 어린 후배에게 명쾌한 답을 전해줄 생각에 마음이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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