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바뀐 딸
마크 탭 외 지음, 김성웅 옮김 / 포이에마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이것은 실화라서 더 두렵고 끔찍했던 이야기다.
그리고 책을 보는 내내 혼란스럽고 쉬이 넘길 수 없었던 부분이 보편적인 상식 이상의 종교색이었다.

언젠가 지인이 암으로 돌아가신 친구의 어머님 장례식에 참석했었는데 상주인 친구 분이
너무 기쁜 표정으로 앉아있어서 섬뜩하게 느끼고는 뭐가 그렇게 즐겁냐고 따지듯이 물어봤다고 한다.
그때 그분께선 “어머님은 주님 곁으로 가셨으니 불행할건 또 뭐냐.”라고 하셨다는데,
솔직히 그런 부분들은 이해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다.

천수를 누리다 가신 것도 아니고 어렵고 힘든 사건으로 안타깝게 가셨는데…….
헌데 이 책에선 그런 느낌이 꽤 강하게 묻어났다.

심지어 사건의 주인공은 이제 대학에 들어간 아주 파릇한 나이의 젊은 아가씨다.





하지만 완독을 하고 나서는 이 책이 기독교 브랜드의 출판사에서 배본된 책이며,
종교의 힘으로 여러 가지 아픔들을 극복한 가정의 이야기라는 것.
그리고 결국은 딸이 살아 돌아왔다는(다른 한쪽은 순식간에 잃고 말았지만) 결과가 있는 만큼
그 부분에 대한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볼 만 하다고 생각했다.

굳이 그게 싫다면 애초에 펼쳐들지를 말았어야 하는 거니까,
누가 날 교회에 구금이라도 하겠다며 억지로 속여 보게 한 것도 아니니까 말이다.

게다가 미국의 이야기다. 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보편화된 기독교적 문화를 바탕으로 살아간다. 
그리고 두 딸이 서로 뒤바뀐 가정은 그 누구보다 신앙심이 견고하고 돈독했던 대표적인 가정이었다.
문득 여기까지 쓰다 보니 학창시절 꽤나 감동받아 읽었던 <지선아 사랑해>라는 책이 떠올랐다.
아마 이 책은 미국판 <지선아 사랑해>라는 느낌으로 독자에게 다가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이지선씨는 세상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그 동정 아닌 동정의 시선이 너무도 힘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에게 생각 없이 던지던 “어떻게 그러고 사느냐…”는 말에 단호하게 대답했다.
“네 그러고도 삽니다.”라고, 나는 아마 그때, 이런 게 신앙이라면 나도 이런 마음을 배우고 싶어서라도
교회에 열심히 나가보고 싶다고까지 생각했던 것 같다.

당시 그런 내용을 접하며 내게 주어진 모든 것들이 당연하다고 여기고,
더 많은 것을 원하던 철없는 시절의 나는 눈물을 꽤나 흘렸다.

그리고 이번 <뒤바뀐 딸>을 읽으며 살아 돌아온 휘트니가 멀리 떨어진 외지에서
믿지 못할 소식을 전해 들으며 놀란 아버지 느웰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구절에서 또 굵은 눈물을 쏟아냈다.

나는 우리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씀 드린게 대체 언제가 마지막이었나, 정말 부끄럽고도 가슴 아팠다.






실제 이야기 속 주인공 휘트니와 로라는 만신창이가 될 정도의 사고라면 부모라도 못 알아 볼 만큼 많이 닮았다.




세상 사람들이 각자 다른 외모와 성격을 지니고 살아가듯이 그들이 지니는 가치관과 신념도 모두 제각각이다.
신앙에 의지해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믿을 수 없는 수준의 의연함을 갖춘다고 해서,
그 부분에 대해 어느 누구도 감히 비판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적어도 그것으로 인해 그들이 행복하고 평온하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말이다.
타인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법, 그리고 그래야만 한다는 것.
그것은 배려가 아닌 당연함이라는 것을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배웠다.

마치 세상의 모든 깨우침을 얻은 양, 어린 시절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즐거운 추억들을 안겨주었던 교회를 떠난 지 어느새 4년째 접어들었다.

지금의 나는 이런 감동과 교훈을 얻고도 아직까지는
그 어린 시절 순수했던 신앙을 되찾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만큼 뒤틀려버린 우리 한국사회 속 교회의 위신과 내가 직접 발견한 그것들에 상처를 받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이번 주 만큼은 그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하게 가까운 예배당에 가서
어린 시절 그 모습 그대로 찬송을 부르고 마음을 다한 기도를 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끓었다.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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