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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love 2 :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세트 - 전2권
공지영.츠지 히토나리 지음, 김훈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Yes24 문학캠프 참가자들에게 전체 일정 중 무엇이 가장 좋았느냐고 묻는다면
단연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입에 올릴 것 이다.
근대문학의 보배인 거목같은 작가님을 기리는 문학기념관에 다녀오고
그 뜻과 업적을 기리는 것 또한 무척 의미있는 시간이었지만..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작품에 대한 직접적인 해설을 듣고 싸인을 받고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은
언제 다시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모를 굉장히 드문 기회였기 때문이다.
캠프날 아침 나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트렁크에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챙겨담았다.
첫날 방문 일정이 잡혀있던 공지영 작가님의 싸인을 받기 위해서였다.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작가님의 작품은 여러권이 있었고,
Yes24에서도 책을 제공해 줄 것이란 예상은 충분히 했었지만.. 나는 이 책이 꼭 마음에 들었다.
이책을 지난 3월 23번째 생일 선물로 받았다는 것
일단 내가 좋아하는 츠지 히토나리씨와의 협작이라는 사실
문학작품을 통해 한·일간 서먹하고도 냉랭한 기류를 해소하려던 시도
내가 에쿠니 가오리씨에게 처음으로 빠져든 계기가 된 <냉정과 열정사이>를 닮았다는 것까지
모두모두 좋았다. 아직 그 첫 장을 읽지도 않은 상태였지만 말이다.처음에는 두권 중 무엇을 먼저 택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이번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공지영님 편에 싸인을 받았으니 그쪽으로 먼저 손을 뻗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아쉬움이 없었다.
<냉정과 열정사이> 때는 츠지 히토나리씨의 Blu편을 먼저 보았는데
그때도 쥰세이의 이야기를 먼저 읽은 것이 이 작품을 더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준고가 아닌 홍을 먼저 만난 것은 정말이지 너무도 잘 된 일이었다.
책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가벼운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것이라 생각했던 기대와는 달리,
국적이 다른 두 연인 하필이면 한국과 일본의 만남으로 빚어지는 여러 문제들과
그 사이에서 빚어진 여러 갈등과 안타까움. 정말이지 나는 너무나 이 책을 읽기 잘했다고 거듭 읊조렸다.
공지영님의 이야기는 캠프에서 돌아오는 날 아침에 그 첫장을 펼쳐들었다.
하지만 개인적인 여러 사정과 여독의 효과로 좀처럼 그 속도를 내지 못하다가
어제 오랜만에 본가에 내려와서야 간신히 그 끝을 볼 수 있었다.
덕분에 오늘 아침에 펼쳐든 히토나리씨의 준고 이야기는 반나절만에 아주 편안하게 볼 수 있었다.
운명이란 무엇이며,
사랑과 이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거듭 생각했다.
내가 한 때 너무나 빠져들었고
나 뿐만 아니라 사랑의 상처에 눈물흘리는 내 주변인들에게 위로가 되어 준 곡.
하림의 ‘사람이 다른 사람으로 잊혀지네’가 떠오르는 작품이었다.
준고는 홍으로 인해 칸나로 인한 아픔을 정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민준은 준고로 인해 홍을 다시 잃는 아픔을 겪었고 누구를 통해 치유를 받아야 할지 모른다.
한국에 돌아와 7년을 살던 홍도 그랬다. 뒤늦게 잘못을 깨닫고 정체된 준고도 그랬다.
우리는 보통 아무렇지 않게
사랑은 사랑으로, 사람은 사람으로 잊을 수 있다며 위로를 건네곤 하지만
사실 그 누구도 그 말에 확신할 수는 없다는 것을
한 번 이상의 가슴아픈 이별을 겪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그 순간의 상실감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의 진행 과정에서 내 가슴을 거듭 애타게 만들었던 것 과는 달리
너무도 쉽게 그들이 웃을 수 있었던 결말 또한 운명일까?
그것을 이해하고 납득하기에 나는 아직 너무도 경험이 부족하며, 어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해서 행복하고 싶은 사람은 많지만
사랑으로 아프고 싶은 사람은 결코 없을 것 이다.
하지만 사랑해서 행복하고 싶다면
그 아픔이 무엇인지도 분명히 인식하고 곧은 시선으로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나는 이 책을 통해 그런 것들을 가볍게나마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