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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CEO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 경영의 역사를 다시 쓴 위대한 리더들의 마지막 강의
토드 부크홀츠 지음, 최지아 옮김 / 김영사 / 2009년 8월
평점 :
경영쪽 전공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고,
혹자는 이미 그의 측근만큼이나 세세하게 그 인물들을 파헤쳐봤을 법 한 CEO계의 거성들이 모였다.
토드 부크홀츠.
사실 CEO들을 소개한 이 책에 앞서 <죽은 경제학자들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로 이미 해당 분야 저술자로서는
상당한 명성을 쌓은 바 있는 인물이다.
10년이 훌쩍 넘긴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책을 기억해 이번에 출간된 CEO들의 이야기를 찾는 팬들이 많을 지경이니...
이번에 읽은 <죽은 CEO들의 살아있는 이야기>는 ‘새로이 출간된 고전’이라는 느낌으로 해석하고 싶다.
전공자에게는 이미 알고 있는 지식과 그 이야기들을 뒷받침해주는 배경을 접할 수 있으며,
비 전공자에게는 보다 더 편안하게 가치있고 심도있는 상식들을 접할 수 있는 책으로 말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Sony의 창립자 아키오부터
이미 너무나 친숙한 글로벌 브랜드의 CEO들을 이 책에서 다채롭게 만날 수 있다.
수 많은 인물들이 각자 자신의 역량을 가지고 대기만성하는 모습들은 정말 흥미진진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내 시선을 사로잡은 사람은 월트디즈니 사의 월트디즈니였다.
당시 대공황을 비롯하여 세계 각국에 여러 재앙들이 도래하던 혼란기
사람들은 이 책에 소개되는 인물들 중 가장 CEO답지 않은 월트디즈니의 작품을 보며 열광했고 위로받았다.
그들은 그의 새로운 작품이 나올 때마다 쌈짓돈을 움켜쥐고 극장가로 달려갔다. 그리고 또 다시 감탄했다.
비록 지금의 월트디즈니는 과거의 영광을 되새길만큼의 기동력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새로운 시장진입자 픽사의 영향력이 과거에 그들이 선보였던 화려한 영광을 재연하고 있다.
나는 극장에서 최근에 <UP>이라는 픽사의 신작을 보았다.
영화가 시작하기에 앞서 선보여주는 짧막한 단편 영상부터, 새로이 개봉될 신작들에 대한 홍보영상까지,
아 정말 나랑 같은 인류가 어떻게 저런 아이디어와 창조력을 지닐 수 있을까 울컥할 지경이었다.
아마 그 옛날 디즈니에 열광하고 그를 하나의 우상시했던 이들이 지금 픽사를 접하는 나와 비슷한 심정이었겠지.
이 책을 보면서 느낀 점은,
그 무한한 상상력을 아주 간단하지만 멋진 하나의 애니메이션으로 재창조하는 디즈니같다..란 느낌이었다.
이미 그 화려한 행적이 하나의 신화로 자리한 과거의 거성들에 대해
전공자들은 지루함을, 비 전공자들은 난해함을 느끼고 끝날법한 이 책을
작가 자신이 알고 있는 아주 다양한 매체와 비유들을 활용해 편안하게 풀이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스펙’이라는 단어가 매우 강세를 띄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당장 그것을 신경쓰지 않으면 당장 저마다 큰일이라도 날 것 마냥 몰두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생각했다.
스펙이라는게 뭐 별거 있을까? 남들보다 조금 더 알고 깊이 생각할 수 있는 방향들을 증명하는 것 인데,
그러한것을 기르기 위해 당장 가슴에 와닿지도 않는 학원이며 단기속성 코스를 밟느니
어려서부터 그런 분야들에 대해 내가 얼마나 관심있고 흥미를 느끼는지에 대해 깨우쳐 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는 부모의 역할이 참 크다.
내가 어려서부터 독서에 애정과 흥미를 느끼고 지속적으로 탐구하는 습관을 지니게 된 것 또한
우리 엄마의 독려와 자극이 가장 큰 계기가 되었었다.
나는 이 책을
이제 세상 여러가지 것들에 막 관심을 기울이려고 하는 또래의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권하고 싶다.
“엄마가(혹은 아빠가) 이런 재미있는 책에서 앍게 된 내용인데, 니가 알고 있는 어떠한 것들이 한 열정적이고
비범했던 인물들의 무수한 노력과 고난을 통해 완성된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있니? 한 번 들어볼래?”
이 책을 읽은 부모들이 이런식으로 아이들에게 영감을 주었으면 좋겠다.
책을 더이상 스펙관리나 자기를 돋보이게 하는 수단이 아닌, 흥미와 재미를 느끼고
보다 신비롭고 다채로운 세상을 알아가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배우는 길이
바로 이 책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