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 가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가호도 중요하지만, 세리자와는 더 중요하다. 더 중요하다. 비교할 것도 없다.
 
 
 
굳이 말하자면 짜증에 가까운 불쾌감에 시즈에는 심장이 조여드는 기분이 들었다.
가호의 목소리는 여전히 평온하다. 그래서 더욱 시즈에는 짜증이 난다.
 
 
 
“이런말 하고 싶지 않지만,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를
줄줄이 끌어들여서 복수라도 하는 것처럼 자는 거, 이제 그만 해.”
 
“오래전부터 계속 말하려고 했어. 남자하고 그렇게 사귀는 거, 생각해보라고.”
 
“하기야 시즈에 넌 일편단심이지. 세리자와가 아닌 남자는 아무리 유혹해도 꿈쩍도 하지 않을 테지.
억지로 마음을 한군데로 집중해서 말이야. 하지만, 정신적인 친구들이 그렇게 많다는 거, 좀 음란하지 않니.
나는 이해가 안 된다. 그거에 비하면 자는 거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지.”
 
“결국, 정신적이라는 게, 제일 한심한 거 아닐까.”
 
 진심으로 말했는데, 말하는 순간 더 후회했다. 사과하는 것에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어렸을 때는 사과를 하면 그전까지의 모든 것을 취소할 수 있었다.
 
 
 
 
 
 
 
 
-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은 반집착에 가깝게 읽고, 소장하려고 하는 편이지만
유독 감정이입되어 몰입했던 작품이 이번에 읽은 <홀리 가든>인 듯 싶다.
 
메모를 해두지 않아서 정확한 본문을 적을 수 없었기에 위에 기록하지 못한
내용 중 만나서 남자 얘기만 하는 천박한 여자친구는 되고 싶지 않다. 라는 부분도
좋았는데 토씨 하나라도 틀리게 적고 싶지 않고, 책의 본문에서는 찾아내자니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 할 것만 같아서 윗 부분에 적어내지 못했다.
 
에쿠니 가오리의 글은 언제나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가 있지’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리고, 무척이나 피곤한 날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 부드러운 이불 속에서 마시는
한잔의 뜨거운 코코아가 주는 평화로움을 안겨준다. 어떤 의미에서든 이미 난 그녀의 글에
이제는 어떤 방법으로도 손 쓸 도리가 없게 빠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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