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선인장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사사키 아츠코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계절은 아름답게 돌아오고, 재미있고 즐거운 날들은 조금 슬프게 지나간다.
 
 
 
이윽고 하늘이 밝아오고, 새들의 지저귐이 들리는 가운데 두 사람이 돌아가버렸습니다.
2는 무척 쓸쓸해졌습니다.
 
 
 
뭐든 분명치 않은 것은 2의 체질에 맞지 않았습니다. 2로서는 참을 수 없는 일입니다.
 
 
 
상담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마음 든든한 일입니다.
 
 
 
“숨긴다는 것은 도둑질의 시작이니까”
 
 
 
모자에게 추억은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추억에 잠기고 싶은 밤도 있기 마련입니다.
 
 
 
모자의 추억은 검은 고양이 외에는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추억이란, 그런 것입니다.
 
 
 
출발 당일은 날씨가 무척 좋았습니다. 밀가루와 달걀, 우유와 설탕으로 생지를 만들어
땅바닥에 부으면 고급 핫케이크가 구워질 듯한 더위였습니다.
 
 
 
작은 역입니다. 플랫폼에는 지붕도 없습니다. 작은 벤치가 하나 있을 뿐입니다.
 
 
 
이 점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무척 오랜만이었기 때문에, 아주 우연히 옛 친구를 만난 듯한
기분이 들었을 정도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 점’이란 바로, ‘덧없음’이라는 것입니다.
 
 
 
“여행인 이상, 언젠가는 돌아오겠죠?”
 
 
 
 
-
그동안 그녀의 이야기들을 숱하게 읽어오면서 내가 왜 이렇게 빠져들었는가에 대한 간단명료한
정리가 필요했다. 그런데 이번 <호텔 선인장>을 읽으며 아주 어렴풋하게나마 그 해답을 얻은 듯 하다.
 
바로, 있을 수 없는 (혹은 매우 드문) 일들이 마치 늘상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것 처럼 여겨진다는 사실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대부분이 성장소설이다. 멜로물이나 기타 다른 장르의 것들도 결국은 각자 주인공이
지니고 있던 한계를 벗어나 좀 더 크게 성장해 나가고 새로운 해답을 얻는 것에서 결말을 짓는다.
이 부분 또한 나는 참 좋다. 내가 좀 더 이상적이고 모범적인 인간으로 성장해 나가는데 지침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나는 수수하고 온유한 그런 문체가 좋다.
그래서 한국의 작가로는 박완서, 노희경님을 일본에서는 에쿠니가오리 그녀를 추종하는 것이다.
 
그녀가 아직 젊다는 사실이 너무나 감사하다. 앞으로 더 많은 작품들을 열심히 내게 선물해 줄 것이니까.
그 행렬 속에서는 <냉정과 열정사이>같은 가슴 저릿한 사랑이야기도, 이번 <호텔 선인장>같은 천진난만한
동화 속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무엇이 됐든 간에, 난 앞으로 그녀의 이름만으로 그 모든 것을 기쁘게
받아들이려고 한다. 나는 그녀의 글이 참 좋다. 그래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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