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이것은 내가 읽을 수 있는 유일한 시 나는 그 시를 쓸 수 있는 유일한 시인 모든 게 엉망이었을 때도 나는 자살하지 않았다. 약물에 의존하려고도 가르침을 얻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대신 나는 잠을 자려고 애썼다. 하지만 아무리 애써도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시 쓰는 법을 배웠다. 바로 오늘 같은 밤 바로 나 같은 누군가가 읽을지도 모를 이런 시를 위해. - 레너드 코헨 ** 아주 오래전 학업의 의무가 막중하던 고3시절 인기리에 방영하던 MBC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우연히 이 시집에 실린 작품 중 하나이자 이 시집의 제목인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라는 시를 접하게되었다. 류시화 시인의 명성은 그 전부터도 익히 들어 알고있었지만, 한 작가의 시만이 줄줄히 실린 작품집은 왠지 모르게 거부반응이 들어 피하던 중 인생 혹은 철학이라는 하나의 테마로 세계 각국의 유명한 시들이 모인 하나의 컨필레이션 앨범과도 같은 이 책이 너무나 흥미로웠다. 또 개인적으로 우연히 만난 시 한편을 접하고 감상에 빠지는 것은 매우 즐거우나, 시집을 통째로 사서 읽는 것은 앞서 접한 좋은 시에 대한 느낌이 금방 잊혀지는 것 같아 꺼리게된다. 아마도 내가 책 한권으로 발행 된 시집을 통째로 다 읽은 것은, 중학생 시절 학교 축제때 진행된 독서골든벨 참가를 위해 읽었던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그리고 그것보다 조금 앞선 시기에 절친했던 친구가 무조건 읽으라고 쥐어줬던 이해인 수녀님의 시집(애석하게도 어떤 책이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에 이어 이 책이 세번째인듯 싶다. 그래도 한때는 학교에서 클럽활동으로 시화부와 문예부에 들었던 경력도 더러 있으며, 나름 문학을 사랑하노라고 자청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 시집은 전반적으로 삶과 인생을 테마로 하는 철학적인 시들이 수록되어 있는 모음 시집이다. 시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정독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만큼 발췌하여 따로 기록해 둘 만큼 강한 임팩트를 주는 부분도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빠른 시일내로 일상에 여유가 생긴다면, 이 책을 다시 한 번 차근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취미생활 중 내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를 보면서도 쉽게 가져보지 못한 마음가짐이다. 시집에 대한 리뷰는 처음이라 어디서부터 어떻게 글쓰기를 진행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그러던 중, 책 본문에 실린 한 편의 시를 인용하는 것으로 리뷰를 시작하는게 가장 긍정적인 방법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장 감명깊게 읽은 시를 소개한다는 것은 이 책에 대한 가장 객관적인 평을 남기는 훌륭한 수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종종 다른 책들의 리뷰도 이런식으로 작성해야겠다. 조만간 남자친구와 이별하여 세상이 온통 우울 투성인 내 절친에게 이 책을 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