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성찰
공병호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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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휴학을 해야겠다는 위기의식을 느끼던 순간에는 정말 엄청난 상실감이 느껴졌다. 사실 이번만큼은 지난 07년의 사건보다야 조금 더 내 스스로에 의한 선택이며, 외부적인 요건들도 애초에 내가 방지할 수 있었을 일임에도... 단면적인 결과물로는 어쨌건 내가 갖고 있지 못한 것들 때문이니 자뭇 섭섭하고 슬픈느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아주 오래된 논쟁의 테마로써 성악설이 있다. 나는 이 부분에 대해 화두가 붉어질때면, 분명하게 생각한다. 사람은 선하다, 다만 조금 이기적일 뿐이다. 이기적인 것은 악함이 아니다. 생존하고자 하는 1차원적인 욕구에서 비롯된 조금 더 고차원적인 생존욕구일 뿐이다. 라고... 내가 그런 맥락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있는데, 나와 내 주변인들은 때때로 밑도 끝도 없는 칭찬과 격려에 목말라한다. 이것 또한 배고프면 밥을 찾고, 피곤할 땐 편안하게 잠들 곳, 추울땐 몸을 덮을 것을 찾는 것과 같은 내용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춘다고 했던가?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지만, 인간에게는 이제껏 볼 수 없던 무한한 능력과 효용을 창출케 한다. 그런데 그러한 칭찬에의 갈망이 왜 이기심과 악으로 몰아져 비판받아야 하는지 난 잘 모르겠다.

요즘 내게 필요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조금 부족하거나 참아야 하는 환경에서 성장해왔고, 그 누구보다 항상 근면하고 정직한 내 부모님들이 자기 자신을 속이고 자녀를 속이는 주변의 다른 어른들보다 왜 늘 부족해야만 하는지에 대해 슬퍼했다. 나는 그러한 부모님 아래서 긍정적이고 건강하게 성장해왔고, 내가 꼭 이러한 부족함들을 자라서 메워주리라고 거듭 다짐했다. 그런데, 내가 이제 내 스스로를 책임져야 할 사회적 어른이 되고나니.. 우리 부모님이 행했던 것이 옳은 것인데, 왜 틀린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가져야 했는지 그 이해할 수 없는 부조리를 온 몸과 마음으로 느끼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좌절하기만 할 수는 없겠지만, 왠지 설득력있는 누군가의 무한한 칭찬이 그리워졌다. 너도 할 수 있다. 이 사회는 사농공상 어쩌구 하는 것들이 지배하던 폐쇄적인 구조가 아니다. 노력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라는 내용으로 말이다.

얼마전에 중학교 온라인 교육계의 거성인 엠베스트 김성오 대표의 저서 <육일약국 갑시다>라는 책을 읽었다. 김성오 대표 또한 동기 학우들에 비해서는 다소 불우한-하지만 매우 건강한- 어린시절을 보냈는데, 자신만의 순수하고 뜨거운 노력으로 지금의 자수성가를 이룬 인물 중 하나이다. 나는 그 분을 보면서 많은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이번엔 그때 얻은 위로에서 솟아난 용기를 공병호 박사님의 <성찰>이 나를 북돋는다. 너는 할 수 있다고...

저자는 머릿말에서부터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을 가슴에 새겨준다. 노력하라, 자신하라, 근면하면 언젠가는 이룰지니....

사실 경상계열 전공자로서 공병호 박사님의 이름을 모른다면 참 아쉬움이 많은 사람일것이다. 나도 그 부분에서 참 부끄러운것이, 그 유명하신 분을 이름만 익히 들어 알고있었지 저서를 한 번 접해봤다거나 그 분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 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세븐툴즈 리뷰도서를 통해 처음으로 그 분의 명성이 왜 그토록 자자하게 알려졌는지 느끼게되었다. 나는 이렇게 또 대단하다고 감탄할만한 사람을 한분 더 알게되었다. 이제는 이 무서웁고도 미련한 외곬수가 또 발동할 차례인 듯 싶다. 이제 다음 목표는 저자의 최신작 <공병호의 소울메이트>이다.

우리는 보통 직접 느껴본 사람만이 진짜를 알 수 있다고 믿는다. 어려서부터 늘 부유하게 살아온 이들은 정말 어려운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없기에, 현실적으로 불우이웃을 돕고 봉사와 헌신을 하는 이들은 그들과 생활면에서 별 차이없는 또 다른 불우이웃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인간이 선하다고 믿기에, 그러한 사회적 편견이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바란다. 아직은 세상이 그러한 믿음을 형성하기에 많은 아쉬움을 가지고 있지만, 이번에 내가 접한 공병호 박사님이나 김성오 CEO 같은 사람들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것이 옳음이라고...

나는 이제 <성찰>을 통해 칭찬을 받았다. 밑도 끝도 없이, 지금 내가 행하고 있는 것은 무조건 옳으며 더 노력하라는 그 무엇보다 기운나는 칭찬을 말이다. 충분한 근거가 없는 칭찬은 때론 듣는이에게 독이 된다고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 피곤하고 해야할 일이 많을 때, 억지로 자극적일만치 진하게 탄 커피를 마시고 조금 더 힘을 내서 해야할 일을 성취해내듯이... 때때로 우리에겐 유행어처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베푸는 칭찬이 필요할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의 위력은 그 어떤 것보다 대단한 결과물을 끌어낸다고 말이다. 나는 이미 칭찬을 받고 힘을 얻었으니, 이러한 것이 필요한 다른 어느 누군가를 찾아나서야겠다. 그리고 그러한 내 칭찬이 좀 더 설득력을 얻을 수 있게, 나 또한 훌륭한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것 또한 물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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