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제학 콘서트 2 - 우리 동네 집값의 비밀에서 사무실 정치학의 논리까지, 불확실한 현실에 대처하는 경제학의 힘 ㅣ Economic Discovery 시리즈 2
팀 하포드 지음, 이진원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이 20살 예비여대생의 꿈이다.
수능을 마치고, 대학 입학이 결정된 시점에서 그래도 경상계열 진학을 앞둔 예비 대학생인데, 지성인으로서 한걸음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방학 중에 다독(多讀)을 실천해야지 ’싶어서 서점에서 이미 베스트셀러 코너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던 경제학콘서트(1편)를 집어들게 되었다.
경제학콘서트는 대학생활에(내가 공부하고 싶은 경상계열의 학과목만을 공부할 수 있다는 것)대한 로망이 절정에 이르렀던 꿈많은 어린 나에게 무척이나 컬쳐쇼크로 다가왔던 책이다.
비록 좋아하는 과목일지라도, 처음 수능시험을 위한 경제과목을 접할때는 이해도되지 않고 너무나 수학화된 과목 내용에 엄청난 졸음을 유발하였기에, 시험에서 바닥을쳐서 좌절감도 끌어안고(심지어 미래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찰까지...)했던 기억이 덕분에, 경제학이란 이 분야가 이렇게 재밌게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이 다소 억울하기까지 했었다.
그런 부분에서 저자인 팀하포드는 무척이나 이 분야에 재능이있는 사람같다. 특히 이번에 세븐툴즈를 통해, 용돈을 털어서라도 구입하려 했던 2권에서는 그러한 확인이 더욱 두터워졌다.
저자는 비교우위를 설명하면서, 본인에게는 별다른 능력이 없음을 재차 강조하는 뉘앙스의 멘트를 종종 등장시키지만, 실제로 경제학을 연구하는 부분뿐만이 아닌, 그러한 내용을 ‘경제학은 어렵다’라는 선입관에서 형성된 독자들의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어렸을 때 할머니가 들려주던 옛날이야기 혹은 친구들과의 다소 신랄한 일상에서의 수다 같은 감으로 이 난해한 학문을 풀어내는 유능한 작가적 재능까지 갖추고 있다. - 이것은 책 앞에 유명한 경제학자들(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과 여러 권위있는 언론에서 그와 그의 책에 대해 극찬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경제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어떤 해석이 도출될까?”
라는 질문에 가장 알맞은 대답이 바로 이 경제학콘서트라고 생각한다. 수능경제에서 요구하는 수준 정도의 경제학원리만 알고 있다면 아주 즐겁게 읽어낼 수 있는 내용이지만, 굳이 그러한 것들에서 이해가 없이도 쉽게 경제학을 맛 볼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요즘 사람들이 제태크에 대해 말이 많다. 펀드, 주식, 부동산 등등 여러 부분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가 높아지는 이런 흐름속에서 제태크의 근간이 되는 ‘경제’라는 개념을 학문으로써의 딱딱한 느낌이 아닌 실생활과 관련한 매우 유동성있는 관점으로의 이해가 가능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알콜중독자나 매춘부 등에 대한 설명 중 우리가 그저 무시하고, 사회악적인 존재라고 여기는 부분들에 대해 그들도 그들 나름의 합리성 아래 판단이 이루어지고 행동을 실천함을 설명하는 내용 등 놀랄만큼 다양한 관점에의 접근이 이번 2권에서 두드러진 것은 매우 신선하고 탁월했다고 극찬해주고싶다.(비록 그러한 설명 속에서 그들에 대한 과도한 옹호가 아주 약간의 위화감을 조장했을지라도)
전체적인 구성은 전편에 비교할 때, 한층 더 심오하게 일상의 소소한 사건 혹은 전혀 경제와 무관할 개념들과 연관지어 여러 개념들을 풀이한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개인적으로 영화나 책 부문에서 스포일러는 혐오하는 성격 탓에 리뷰에서도 가급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는 타입이지만, 이 책만큼은 모든 내용을 아직 읽지 못한 지인들에게 주절주절 설명하며, 강추하게되었다.
문득 만으로 2년을 훌쩍 넘겨버린 과거의 경제학콘서트(1편)를 읽던 나와, 어느새 22살이 되어 그때보다 한층 더 경제라는 부문의 지식으로 무장된 모습으로 기대도 하지 않았던 2편의 출간을 접하고 기쁜마음에 틈만나면 책을 들고다니며 펼치고, 공감 혹은 깨달음을 얻은 부분이 밑줄을 긋는 지금의 내가 오버랩되며 여러 생각들을 낳았다.
더불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 수많은 공상과 감상들 중 얼마 전, 전공 과목의 과제물로 제출했던 서평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
「시장경제는 옳다. 앞으로 우리의 경제적 선택이 나아가야 할 경우의 수 중에서 가장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인류의 현재가 모두에게 주어진 것이 동일하다는 전제가 아니기에 약자를 배려하고 조금 더 나누어 주는 ‘기회의 평등’을 전제로 하는 시장 매커니즘의 구축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유일한 행보이자 정답일 것이다.」
우리는 이제 ‘시장경제, 자본주의, 황금만능주의’이런 용어 속에서 벗어날 수 없는 궤도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그런 것에서 붉어지는 단점이나 모순들을 무조건 타파하자고 아우성치고 외면하기보다는 경제학콘서트의 저자 팀하포드처럼 좀 더 긍정적으로, 좀 더 세심하게, 좀 더 의미있게 세상을 바라보고 대처해야 살만한 세상을 이룩하고 계승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