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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철학자 - 소크라테스에서 페터 슬로터다이크까지
크리스티아네 슐뤼터 지음, 조희진 옮김 / 말글빛냄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 도대체 우리학교는 왜 "
주입식 교육의 산물은 한국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3년을 보내던 중 2학년 과정 중에 필수과목으로 1년을 함께 신음하며 보내야 했던 윤리와사상이 떠올랐다. 나름 암기과목 중에서도 애착을 갖고 있던 과목이었기에 그때 혹독한 선생님의 암기 수업법에도 불구하고 나름 기꺼이 수업내용을 받아들였던 추억을 되살려, 이 책을 신청하게 되었다.
서평과 조금 관계 없는 내용이지만, 윤리의 경우 재수생에 비해 재학생에게 무척이나 불리한 과목임에도 불구하고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학교의 의도를 처음엔 이해할 수 없었지만 단순히 입시만을 위한 것이 학교생활의 전부는 아니라는 면에서 볼 때, 꼭 한번쯤은 배우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 사상/철학 분야라는 생각이 관련 수업을 듣는 내내 떠오른 생각이었다.
앞서 서평을 작성하신 블루가이님의 평가를 꼼꼼히 읽어보았다.
같은 의견이다.
초급자의 입문서로는 부적절한 매우 심오하고 난해한 내용이었다.
초급자의 한 입장으로써 그나마 윤리와사상이라는 얄팍한 지식이나마 없었다면, 그야말로 흰건 종이요 검은건 글자라는 기분으로 책장을 넘겨야만 했을 것 같을만큼 어려운 내용이였다. 하긴, 철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아무리 쉽게 표현하려고 한들 심오한 과목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나마 보통 민간인(?)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소크라테스의 경우에도 그에 대한 설명을 읽을 때, 같은 문단을 3~4번 반복해서 읽어야만 간신히 그 의미가 조금은 와닿는 듯한 느낌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 그가 이정도인데 하물며 생소한 다른 학자들은 어떠하겠는가.
고등학교때 존경했던 한 선생님으로부터 선진국가일수록 역사학과 철학이라는 학문에 국가적인 투자가 전폭적이라는 얘기를 들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도 어려서부터 사상과 철학에 대한 이해를 직간접적으로 접해온다면 이런 난해한 도서를 아무런 부담 없이 술술 읽어내려가는 교양을 갖추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운 생각도 해 보았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진중하게 읽었지만 가슴을 울리거나 감명깊은 단락을 지적할 만큼 이해하지 못했다. 아마도 초등학교 저학년때 아무생각없이 펼쳐서 읽고 “이게뭐야”싶었던 <어린왕자>를 접했던 그 느낌이 이랬던 듯 싶다. 아마도 시간을 두고 수차례 읽어야만 고매한 철학자들의 그 높고 높은 기상이 조금이나마 내 가슴에 와닿을 듯 싶다. 소크라테스의 말이 백번 옳다. “나는 내가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