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 가야 여전사 유옥
송수경 지음 / 이지북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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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국 최고의 여전사 유옥.
아니 거미의 그 다사다난하고도 파란만장했던 삶은
비범했던 그 눈빛처럼 세상의 빛을 봄과 동시에 주어진
숙명이었을까, 아니면 선택이었을까 ?


역사 속의 한 흐름을 크게 장식했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그 중간대목에 꼭 남들보다 비범한 무언가를
강조하는 대목이 삽입되곤 한다.

그리고 그것을 남들보다 빨리 발견해내고
그 가치를 뽑아내기 위해 애쓰고자 하는 인물도 존재한다.

유옥의 삶이 어디까지나
얼마 발굴되지 않은 미미한 유물들에 의해
가정된 만약(if)과 소설가의 허구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 할지라도
먼지 가득한 장터에서 그저 그렇게
이름없는 아무개처럼 굴러먹다 스러져갈 인생이었을지도 모를
한 여자가 왕국 최고의 여전사가 되기까지의
그 험난했던 일정과 그 이후의 시간들은
지독히 애잔한 동정을 자아냈다.


거렁뱅이의 삶도
한을 품은 왕국 최고의 여전사의 삶도
지극히 극단적이기에 무엇 하나 좋아보이지 않았으며

꼭 그 둘중
하나만을 걸어야 하는 유옥의 운명앞에서
나는 그녀를 무척이나 안타깝게 바라봐야만 했다.


제왕의 사랑을 받았지만 행복할 수 없었던 여자,
가사도구가 아닌 검과 방패를 쥐어야 했던 여자,
그리고, 평생의 정인을 잃은 전쟁터에 자신마저 내몰아야 했던 여자의 삶을 통해
지금의 나는 얼마나 안락하고 평온한가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급속도로 빠른 장면 전환속에서
이야기의 흐름에 적응하기 어려웠던 점도 있지만
그 속에서 많은 생각을 하고 감상에 젖해 해 준 유옥에게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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