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명화 속 역사 읽기
플라비우 페브라로.부르크하르트 슈베제 지음, 안혜영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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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의 기준이란 무엇일까? 사실 이 책을 펴기 전 나는 책 제목만 보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예를 들자면 라파엘로의 아테나 학당에 나와있는 역사적 인물들과 그에 관한 역사적 사실들. 이정도의 내용을 생각했었다. 물론 '세계 명화 속' 역사 읽기 라기에 여기에 나와 있는 그림들은 우리가 보지는 못해도 한번쯤은 들어본 그런 작품들을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 이 책에는 우리가 아는 그림이 기껏해야 3~4 작품뿐이다. 아무래도 익숙하거나 미리 알고있는 미술 작품이라면 훨씬 더 재미있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특히 나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명화라는거에 너무 기대를 했기때문에, 초반에는 몇 번이나 책을 읽다가 덮다가 하곤했다.

 

그러다가 다시 내가 이 책을 펴게 된건 공부하려고 편 세계사 교과서에 이 책에서 얼핏 보았던 그림들이 있는 걸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책장에 넣어둔 책을 빼어 그림들만 훑어보고 세계사 책을 다시 보았다. '어?' 교과서에 나와있는 그림 자료 대부분이 이 책에 들어있었다. 그제서야 책을 자세히 읽으면서 명화라는것이 단순히 유명한 그림이라는 편견에만 사로잡혀있던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이 책에 나와있는 모든 작품들은 어쩌면 유명하지 않을 수 있지만 역사적으로 굉장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것을 바로 명화라 부르지 않으면 뭐라고 부를 수 있을까?

 

다른 세계사 관련 책을 읽은 사람은 알겠지만 보통 역사적 사건 하나를 설명하려면 한 장(두페이지)도 모자를때가 많다. 보통 아무리 압축해도 2장정도 넘어서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에선 한 사건당 한 쪽. 부가설명까지 합쳐도 두쪽이 안된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이해하면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사를 배우고 있는 입장에서 이미 알고있는 사건을 배우는거라 그럴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마 내가 점점 읽으면서 이 책이 쉽다고 느껴진것은, 간단한 설명뿐이라도 그것과 그림을 보면 그 동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생생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어서 그런거라고 생각한다.

 

예로 한 작품을 소개해보면, 257p에 그리스의 독립이라는 사건으로 오귀스트 뱅숑의 작품이 실려있다. 점점 오스만 세력이 쇠퇴하면서 그리스에서 독립 운동이 일어나는데 그 사이에 오스만은 굉장히 많은 학살을 저질렀다. 바로 그 때의 끔찍하고, 참담하고, 절망적인 그리스 시민들의 심정이 설명만 봤을 때는 못느꼈던 그 마음이 그림으로 우리에게 전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이 사건을 이해할 수 있다.

 

사실 이 책은 이 책에 나와있는 역사들은 우리가 아는 보통의 순서의 역사가 아닌 주로 전쟁과 학살의 내용이 많다. 그래서 조금 편중되어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쉽기도 했으나, 그래도 내가 여태까지 본 역사 관련 책 중 굉장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던 책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명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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