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본적으로 소모품만 선물하기로 정해뒀다. 취향이나 기호에 맞지 않는 옷 따위를 선물하면 상대가 무척이나 곤혹스러워할 것이고, 게다가 형태로 남는 물건을 선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무튼나는 형태로 남는 선물은 폭탄을 건네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쪼들리는 사람일수록 집에는 물건이 많다. 드라마 의 미술 담당자에게 들은 바로는, 가난한 집이라는 설정일수록 물건을 늘리고, 서랍장을 뒤죽박죽으로 빈틈없이 늘어놓으며 빈곤을 표현한다고 한다. 반대로 호화 저택 세트는 물건을 줄이고, 아무것도 놓지 않는 공간을 늘려 여유를 표현한다고 한다.
사람이 충실한 인생을 보낼 수 있는 조건은 최소한으로 보장되는 의식주,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한 몸과 정신이다. 거기에 넘쳐날 정도의 호기심만 있으면 다른 아무것도 필요 없다.
버리는 사든, 왜 그 물건에 끌렸는지를 생각해 봐야한다. 왠지 그냥이란 한 마디로 끝내지 말고 원인 분석까지 세트로 해보자. 예를 들어, 옷 한 벌을 버리더라도‘색이 독특해서 매치해 입기 어렵다‘ ‘세일 상품이라 그닥끌리지 않는데도 샀다‘ 식으로 버리는 이유를 생각하다보면 불필요한 물건을 구입하지 않는 요령을 알게 된다.
나는 궁극적으로 ‘필요한 것=좋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조금 좋아하는 것이 아닌 아주아주 좋아하는 차원의 ‘좋아하는 것. 우리는 그런 것을 소중히 여기게 된다. 어중간하게 좋아하는 정도로 물건을 산다면 욕구가 완전히 채워지지 않거니와 물욕은 평생 사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