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수업 - 정신과 전문의가 쓴 부부 심리학
송성환 지음 / 유아이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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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과 같다는 것. 얼핏보면 영원할 것처럼 보이지만 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하루 아침에 남보다 못하게 끝나버리는 허무한 관계에 불과함을 빗댄 작가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결혼의 연령이 늦어지는 만큼 이혼 연령대도 늦춰지며 넓게 확장되는 현 시대에 현명하게 부부문제를 요리하는 데에 이 책이 맛을 내는 달콤한 양념장이 될 것이다.


저자인 송성환씨는 정신과 전문의답게 부부 관계의 뼈대이자 핵심인 애착의 중요성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배우자는 내가 크게 소리치지 않아도 될 만큼 이미 나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 때로는 근거리에서 귓속말만으로 감정을 충분히 전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연인인 그가 내 말에만 언제나 귀 기울이고 집중해주길 원한다. 따라서 그가 내 말을 무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와 애착은, 열성으로 이야기할 때면 마치 귀가 어두운 사람처럼 점점 언성이 높아지는 나에게, 그 자체로 묵직한 울림이 되어 마음에 남은 듯 하다. 


누구나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가벼운 글이나, 가급적 부부 사이에 갈증이 있는 기혼자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나처럼 피상적으로만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고 있는 미혼자에게는 내용이 다소 공감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부모님이나 평소 답답하게만 느껴졌던 친구의 속사정을 짐작케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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