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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두 인간의 만남, 그것을 우정이라 부르든 사랑이라 부르든 이 둘의 만남은 운명이다. 운명은 한 사람의 평생을 책임지는 말이기에 그만큼 치명적이다. 그러나 핏줄을 벗어난 완전한 타인과의 결합에는 인간이 도모하는 모든 일이 그렇듯 불순물이 끼어들게 마련이다. 질투, 배신, 증오 같은 감정들 말이다. 헨릭은 평생 이 감정들을 고독과 고통으로 겪어내고 삭여내고 그자리에 한그루 나무를 길러낸다. 열정이다. 삶에 대한 경의이다.

산도르 마라이. 이제까지 많은 이야기꾼을 보았지만, 그처럼 한 순간도 눈길을 뗄수없게 독자를 긴장하게 만들고 삶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주는 작가를 많이 알지 못한다. 훌륭한 문학의 기능은 언제나 나를 돌아보고 앞날을 준비하게 하는데 있다면 단연코 이 책은 내 삶의 훌륭한 지침서가 될것이다. 열대의 고통보다 더 지독한 40여년의 고독속에서 증오와 분노는 물론이고 진실조차도 무화되는 경지에 이르는 과정은 그 자체로 삶이라는 문제에 대한 해답이므로. 내가 살아왔던 그리고 살아갈 삶의 경계에서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고루한 화두를 산도르 마라이는 누구보다 산뜻하고 명쾌하게 보여주고 있다. 헨릭의 아버지가 콘라드에 대해 간판했듯이 나와는‘다른 부류’의 사람이 참 많다는 사실과 20대를 지나고 30대를 거쳐오면서 산다는 것은 축복일 수도 있지만 형벌일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을 즈음 내가 이책을 만난것은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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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초등학생 조카들과 두달을 한집에서 보내게 되었다. 할머니가 해주시던 옛날 얘기를 들으며 잠을 자던 어린시절의 기억처럼, 나도 아이들에게 자기전에 재밌고 유익한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고른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컴퓨터 게임에 눈이 빨갛게 되고, 점점 자연의 존재에 대해선 추상적인 풍경처럼 대하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기 전엔 지루해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다. 그러나 막상 한편 한편 작은 나무의 얘기를 들려주자, 아이들은 눈을 똘망거리며 열중했다. 내 얘기를 들으며 아이들은 작은 나무와 할아버지와 4마리의 개들과 함께 산속을 뛰어다녔다. 아이들의 영혼이 튼튼해지는 소리가 들렸다. 어쩌다 피곤해서 하루라도 쉴라 치면 아이들은 잠을 안잤다. 그럴땐 흐뭇했다. 나를 탄복시킨 이 얘기들이 똑같이 아이들도 탄복시킨 것이다. 아이들의 귀와 마음이 언제나 열려 있다고 생각하니, 앞으로도 이런 좋은 얘기들을 많이 들려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랬듯 아이들은 책속에서 작은 나무와 함께 할아버지와 할머니한테서 슬기로운 삶의 이치와 자연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배웠다. 특히 인간과 동물과 식물과 온 우주 만물과 나누며 살아가는 지혜를 ... 이 지혜야말로 우리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마지막 지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바로 이 지혜때문에 땅도 빼앗기고, 이젠 미국 인구의 1%도 안되는 목숨을 겨우 유지한다는 걸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얘기지만 말이다. 오히려 그래서 면면히 내려오는 그들의 지혜가 더 가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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