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두 인간의 만남, 그것을 우정이라 부르든 사랑이라 부르든 이 둘의 만남은 운명이다. 운명은 한 사람의 평생을 책임지는 말이기에 그만큼 치명적이다. 그러나 핏줄을 벗어난 완전한 타인과의 결합에는 인간이 도모하는 모든 일이 그렇듯 불순물이 끼어들게 마련이다. 질투, 배신, 증오 같은 감정들 말이다. 헨릭은 평생 이 감정들을 고독과 고통으로 겪어내고 삭여내고 그자리에 한그루 나무를 길러낸다. 열정이다. 삶에 대한 경의이다.

산도르 마라이. 이제까지 많은 이야기꾼을 보았지만, 그처럼 한 순간도 눈길을 뗄수없게 독자를 긴장하게 만들고 삶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주는 작가를 많이 알지 못한다. 훌륭한 문학의 기능은 언제나 나를 돌아보고 앞날을 준비하게 하는데 있다면 단연코 이 책은 내 삶의 훌륭한 지침서가 될것이다. 열대의 고통보다 더 지독한 40여년의 고독속에서 증오와 분노는 물론이고 진실조차도 무화되는 경지에 이르는 과정은 그 자체로 삶이라는 문제에 대한 해답이므로. 내가 살아왔던 그리고 살아갈 삶의 경계에서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고루한 화두를 산도르 마라이는 누구보다 산뜻하고 명쾌하게 보여주고 있다. 헨릭의 아버지가 콘라드에 대해 간판했듯이 나와는‘다른 부류’의 사람이 참 많다는 사실과 20대를 지나고 30대를 거쳐오면서 산다는 것은 축복일 수도 있지만 형벌일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을 즈음 내가 이책을 만난것은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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