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의 세계
임세영 지음 / 샘터사 / 202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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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광고회사 카피라이터를 꿈꿨지만, 물건을 좋아해서 홈쇼핑 쇼호스트가 된 여성, 임세영의 쇼핑 세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 



스카프는,

무한한 매력을 지닌 아이템이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옷의 표정 또한 단번에 바꿔준다. 


전 IMF 라가르드 총재의 스타일은 무채색의 양복을 입은 획일적인 넥타이 부대 남성들 사이에서 단연 독보적이며 당당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재미있는 것은 스카프를 한 번 구입하기 시작하면 수집하듯 쇼핑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필자도 이 경우에 속한다. 사시사철 무더운 여름의 나라 하와이에 살면서도 하와이 거리 곳곳에 문을 연 상점에 걸린 멋진 스카프 앞에 설 때면 한 동안 그 곁을 멤돌 정도로 스카프 수집에 열중했던 적도 있다. 마치 누군가는 명품 시계를 좋아하고, 또 다른 누군가느 멋진 구두를 수집하며 진열장에 가득한 구도를 넋놓고 바라보는 것으로 인생의 찐 행복을 느끼는 사례처럼 말이다. 


거기에 더해, 스카프는 바람불어 추운 어느 날을 오히려 멋진 날로 만들어주는 마법의 병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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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처럼 패션에 문외한인 사람이 스카프에 열중한 것은 어쩌면 그것이 단순한 패션이 아니라, 정서적인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어떠한 경험이나 기억에 기원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다.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으나, 내면 속 어떤 기억이 스카프라는 어떤 물건에 대한 강렬한 평온함을 불러오는 작용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라는 생각이 이 글을 적고 있는 지금 문득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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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이 책에는 단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패션의 역사 따위는 적혀 있지 않다. 친근한 문체로 누구나 공감할 만한 물건에 얽힌 보통의 감정들이 담겨있다. 특히 내가 아는 임세영은 대단히 명민한 감각의 소유자인데, 그는 자신이 가진 그 특유의 감각을 쇼핑의 유쾌함을 설명하는데 쏟았다. 


그래서, 비록 평범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이 얇고 가벼운 단행본 한 권에 꽉 들어갈 수 있었을거다. 이 한 권은 복작복작 속이 불편한 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기 좋은 책이다. 그 점이 좋아서 오늘 밤은 이 책 한 권으로 시간을 길고 편안하게 보낼 계획이다. 



 

 


인생도 쇼핑도 마찬가지 아닐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뻔한 말은 살아보니 거짓이 아니었다. 수없이 실패하면서 실패하지 않는 방법을 배워가는 일은 실패가 아니라 배움의 성공이다.

글보다는 말이 훨씬 빠른 내가 이렇게 식탁에 앉아 밤늦도록 책을 쓰고 이쓴 지금, 이 도전도 물론 실패로 끝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면 또 ‘난 역시 글이 아니고 말이었구나‘하고 원래 하던 일에 더 열심히 매진하면 그뿐이다. 밑천이 드러날까 봐 해보고 싶은 일에 도전조차 하지 앟는 것보다는 백 번 잘하는 일이라고 믿어보겠다.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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