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탄생 - 다빈치에서 파인먼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외 지음, 박종성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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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RK OF GENIUS, 원제이다. 출판사 입장이 되어보면 ‘천재의 불꽃(기폭제)’이나 ‘천재가 되는 법’, ‘천재처럼 생각하기’라고 제목을 붙이기엔 지나치게 평이하고 촌스럽다. ‘생각의 탄생’은 그나마 고전적인 늬앙스를 발산한다. 그렇다고 참신하지는 않다. 책 제목으로 탄생이라는 단어를 검색입력해보면 수많은 제목들이 나열된다. 패션, 성격, 제국, 아버지, 성경, 인민, 캐릭터, 논증, 모델, 신자유주의, 경영, 혁명 등등 생각의 자리에 무엇을 대입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요즘 구설의 최고자리를 차지한 김총수의 화법대로 한마디로 ‘실패’다. 그런데 왜 책을 샀을까? ‘실수’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있다 라는 게 평소의 신념이었고, 온라인 구매라고 할 지라도 실패의 경험이 극히 적었다는 자신감과 책의 표지와 차례, 요약, 다른 여행자의 리뷰만으로도 충분히 시공을 뚫고서 서점에서 실물을 구경한 것과 동일하다는 경험치와 약 300권의 구매 중에 발생할 수 있는 헛다리짚기의 확률적 수렴 이벤트 발생이 실수의 변명이 됨직하다. 물론, 이 책에 대한 개인적인 실망일 뿐이다. 책은 언제나 거울과 같아서 그 앞에 비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책의 주제는 마지막 장에 서술된 統合교육, 全人교육에 있다. 생각하는 방법론의 다양함과 사례들은 기술과 기능적인 측면의 설명이 중점인데,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그것만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며 여러 자질들을 전면적으로 골고루 발달시키자는 슬로건을 꺼내 든다. 이 순간 여행자는 病이 든 봉지와 藥이 든 봉지를 모두 들고 서있는 자신의 모습을 본다. 그러나 착각이다. 여기서 말하는 전인이란 단순히 나열한 기술들의 연계과 통합을 갖춘 사람이고, 그것이 천재(창작)라고 말하는 것인가? 한자사전에서는 기술이나 재능만을 중요시 하지 않고 사람다운 사람을 전인으로 정의한다. 사회적 의미가 들어간 전인과는 다른 의미의 전인임은 의역의 과잉이거나 오역의 결과일 수도 있을 것이다.

깊숙이 들어가보면 각 장의 생각도구들만으로도 이 책의 요약은 가능하다. 관찰, 형상화, 추상화, 패턴인식, 패턴형성,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차원적 사고, 모형 만들기, 놀이, 변형, 통합 이다. 사례들은 보통의 인간들과는 괴리감이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들이다. 그걸로 ‘끗’. 생각도구의 의미는 각 장의 앞부분에 설명되어 있다. 잉여력이 딸리면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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