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다 (반양장) - 노무현 자서전
노무현 지음, 유시민 정리,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엮음 / 돌베개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고 노무현 대통령의 자서전은 놀랄만큼 솔직하다 못해, 상대에게 험담 소재꺼리를 제공해주기 위한 것인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시종일관 차분한 어투로 진행되는 서술은 가감없이 이어지고, 어떤 울컥거림마저도 전혀 거부하고 있다. 노무현이라는 향기에 심취해 훔칠 눈물조각과 감동을 기대한 것이라면 실망감만 안고 걸음을 돌릴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기대가 그의 정치테크닉이라든지 이면에 숨겨진 나름의 논리와 이유를 찾아내기 위해서 이 책을 집어든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노무현의 자서전이라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이것은 그의 성품에 매우 합당한 글임을 인정하고 수긍할 수밖에 없다. 

다만 그 많은 글의 모음에도 불구하고 사진 한 장이 주는 여운을 당해내지 못한다.  노란색의 물결 속에서, 시골로 되돌아간 촌부의 모습에서 깊은 바다를 안은 잔잔한 파도가 일렁인다. 그의 소박한 변명은 대통령과 바보 노무현 사이의 고뇌의 바다가 얼마의 짙푸른 깊이로 흐르고 있는가를 회귀하여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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