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 을유세계사상고전
토머스 모어 지음, 주경철 옮김 / 을유문화사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유토피아의 쓰임새는 문학은 말할 것도 없고, 판타지 게임, 영화 등 광대한 범용성을 갖는다. 그것은 유토피아라 지시되지 않으면서도 결국 한 단어로 귀결되기도 하는데, 움베르트 에코의 책, 바우돌리노를 찾아 나섰던 길에 요한사제와 맞물려 있던 것은 유토피아였다.
주경철 교수님의 편안한 번역과 해제, 참고자료들은 그대로였으면 마냥 심심할 책, 유토피아의 숨어있는 풍성함을 찾아내 준다.
만족은 기대한 곳에서 기대한 것을 찾아냈을 때이고, 감동은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기대한 것 이상을 찾아냈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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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씨가 이야기를 마쳤을 때 그가 설명한 유토피아의 관습과 법 가운데 적지 않은 것들이 아주 부조리하게 보였다."(p.155)
저자 본인도 이 책의 부조리를 알고 있듯이 유토피아를 읽으면 마치 사회복지에 이르지 못한 공산주의와 전체주의, 제국주의의 냄새들이 진하게 베어나옴을 알 수 있다. 16세기 현실에서 바라보는 것이기에 당연한지도 모른다.  자국을 위해서는 간첩, 음모와 배신, 전쟁, 노예를 불사하는 유토피아는 세계와는 동떨어진 제국주의의 논리를 갖고 있고, 개인소유의 부정이나, 여행허가, 전쟁이나 생산을 위한 노동력의 필수제공을 표현한 부분에서는 공산주의, 전체주의의 예단처럼 보인다. 한편으로는 관리를 뽑기 위한 대의제가 있는 것으로 봐서는 민주주의 공화정 같기도 하다. 타국과의 선교善交가 있지만, 결국 자국만의 복지와 문화 선양煽揚만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모두를 끌어안고 갈만한 여력이 부족한 세상에 남겨진 하나의 땅에라도 유토피아가 있기를 희망하였던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아직도 발견되지 않는 나라, 유토피아는 자신보다 뛰어난 문명을 계속해서 받아들이고 있고, 보다 정의롭고, 공평하고, 평온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개선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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