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생태사상가 - 2020 우수콘텐츠 선정작
황대권 외 27인 지음, 작은것이 아름답다 엮음 / 작은것이아름답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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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지구라는 서식지에서 

생명 현상과 생물들 속에서 뒤얽히고 둘러싸인 

 자신이 하나의 생명 현상으로서 역사를 일궈내는 작업이다

누구에게나 그렇다

그리하여 그것은 동시대 인간 집단과 후손들에게만이 아니라 

다른 생물생태계생태 과정에 

좋고 나쁜 일정한 영향을 끼칠  밖에 없다

 마굴리스가 말한 그대로 정체성이란  과정이지만

 과정은 영향을 끼치는 과정이므로

그렇다면 자신의 존재와  지구 역사인류사상의 의미를 

제대로 음미하려는 자는 

반드시 이곳이 어디이며 생명이란 무엇인지 이해해야만  것이다.”

p176-177 

 

 

작년 하반기부터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다그전부터 너는 생각이  많아라는 말을 종종 듣곤 했던 나는 작은 공간 안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늘어난 시간 만큼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생각에 잠기는 일도 늘었다.

 

이전에 틈틈이 해왔던 생각 대부분이 공상에  가까웠다면 최근에 골똘히 생각하는 것은 삶에 대한 태도들이다많은 시간을 나는 어떻게 살면 좋을까’, ‘어떻게 살아야 나에게 좋은 삶을 살아낼  있을까 구체적으로 고민하며 보낸다혼자서 생각하는 것으로는 뾰족한 답을 얻기 어려워자연스레 이전보다 논픽션 문학을  자주찾아 읽는다다양한 인물들의 생각이나 삶을 관찰할  있는 책을 손에 쥔다.

 

스물 여덟명의 생태사상가의 삶과 통찰을 살펴볼  있는 , ‘작은것이 아름답다 <지구별 생태사상가> 그러한 면에서는  좋은 참고서가 되어주었다 속에 소개된 생태사상가 28인의 삶과 더불어사상가를 소개한 글을  이들의  또는 생각도 함께 엿볼  있었기에 내가  목말라했던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방식 간접적으로 체험할  있었기 때문이다.

 

 

책에서 생태사상가들을 소개하는 방식은 사상가의 간략한 프로필 그리고 그들의 삶과 철학을 보다 자세히 설명해 주는 마지막으로 생태사상가들의 대표적인 저서 소개로 이루어진다친절하고 배부른 구성이다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에 앞서 그들의 간단한 이력을 읽어봄으로써 삶과 철학을  방식대로 추측해볼  있고본격적으로 본문을 읽으면서는 조금  개연성을 찾을  있고 인물이  궁금하다면 내가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지도   있으니까게다가  순서대로 읽지 않더라도 책을 이해하는  무리가 없으므로자신이 궁금하거나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 순으로 읽을  있는 점도 좋다. (나는 목차를 살펴보고 스코트 니어링을 제외한 모든 이름이 낯설어 그냥 처음부터  읽긴 했다.)

  

책에 실린 스물 여덟편의   내가 가장 흥미롭게 읽은 것은 <농본주의자소농의 옹호자>, 44세의 나이에 교수직을 버리고 지금까지 거의 40여년 동안 작가로서 농사를 짓고 농부로서 글을 쓰며’ 살아온 웬델 베리를 소개한 내용이다평소에 농업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거나, “농업 문제를 중심에 두고 고민하지 않는 한어떠한 사회운동환경운동도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할  없을 것이다.”라는 웬델 베리의 말에 통감하는 것은 아님에도 그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온 데에는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착취 양육이라는 프레임으로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의 관점과 우리 시대는 모든 인간을 착취자 되도록 강제한다 시선이 무척 신선했다는 점을 꼽겠다.

 

글의 말미에 실린 웬델 베리의 정신의 여행’ 전문 무척 좋았다특히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해 우리가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일상 또는 삶에 대한 관점을 재정의하는  시기에 읽기에  없이 적절한 글이라 생각했다. 이 글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장길섭 녹색평론 초대 편집장이 덧붙인 질문에 자신만의 답을 찾을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우리는 웬델 베리처럼,불안에 떨며 떠돌아다니는 삶을 그만두고이제는 정말  장소에 깊이 뿌리내리고 (homeland) 머물러 사는 법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세상은  마일의 여행으로도 발견될  없다.

아무리 멀리까지 가더라도.

그러나 정신의 여행으로는,

고되고겸손하며즐거운

 인치의 여정으로도,

우리 발은 땅바닥에 닿게 되고,

집에 있는 법을 배우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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