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영의 한시산책 이은영의 한시산책 1
이은영 지음 / 비움과채움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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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영의 한시 산책>은 우리나라 신라와 고려, 조선시대의 시인들과 중국의 송나라, 당나라, 명나라, 청나라 시대 시인들, 그리고 일본의 시인들이 쓴 한시를 주제별로 분류하여 번역해놓은 책이다. 이 책 속에 실려있는 한시들은 지은이인 이은영이 삶의 현장에서 느낀 감정과 연관된 한시들이 선정되었고, 이 시들을 번역하면서 자신의 감상을 덧붙여 풀이해 놓고 있다. 재야 한학자인 기세춘 선생님의 지도 아래 한학을 공부한 지은이가 선정한 이들 한시들은 우리네 삶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드러내 보여준다.  즉, 우리네 삶에서 겪게되는 사랑, 이별, 우정, 향수, 가난, 지조, 행복, 무욕, 인생, 풍경의 모습 등 10여 가지 주제로 나누어져서 실려 있는 이 시들은 우리가 잘 아는 정지상, 이제현, 정몽주 등 고려시대 문인들과 김립, 정약용, 김정희 등 조선시대 문인들의 시 작품들이 실려있다. 또 중국의 시 작품으로는 범성대, 소식 등 송나라 시인들과 두보, 이백 등 당나라 시인들이 지은 시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몇 편 되지는 않지만 석공해, 후지모리, 석의당 등 일본시인들이 지은 한시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류시인이었던 황진이나 허난설헌 뿐만 아니라 이제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김삼의당, 원수향각, 강정일당 같은 여류시인들이 지은 시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이처럼 세 나라에 사는 여러 작가들이 지은 한시에 대한 번역으로만 끝맺지 않고 각 작품마다 그 속에 담겨있는 뜻을 오늘의 우리네 삶과 연관시켜 풀이해 놓고 있다. 짧지만 간단명료한 이같은 풀이 속에 바로 이 책의 가치가 숨겨져 있다. 그 짧은 풀이 속에는 이 책을 쓴 지은이의 인생관과 가치관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즉 이 책에 실려있는 한시들은 지은이가 삶의 현장에서 회한과 반성과 깨달음으로 골라진 것들이어서 자유롭고 생생하며 뜻이 정갈하다. 따라서 누구나 이들 한시들을 읽으면서 많은 위안을 받거나 감흥을 느낄 수가 있다.

즉, 이 책은 대체로 어렵다고만 여기는 한시에 대해 일부 한학 전문가들이 풀이해놓은 책보다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하게 풀이되어 있기 때문에 문학을 좋아하는 일반인들이라면 가볍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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