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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이 뉴스를 어떻게 전해 드려야 할까요? - 황우석 사태 취재 파일
한학수 지음 / 사회평론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 아는 사람의 결혼식에 갔다가 하객으로 온 황우석 박사를 보게 되었다. 그는 신랑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축하해주고 있었는데, 같은 하객으로 참가한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아연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우리 사회를 시끄럽게 하고, 우리 나라를 부끄럽게 만들었으면 자숙해야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저렇게 당당하다니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신문을 보다가 지난 해 우리 사회를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황우석 사태를 다룬 이 책의 광고문을 보고 책을 주문하여 읽어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날 결혼식장에서 본 황우석 박사의 그 뻔뻔스러움이 바로 그의 본 모습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황우석 한 사람이 일으킨 문제를 다루고는 있지만 그보다는 그 내용 속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습성과 관료들 및 정치인들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비록 황우석 박사가 세계를 상대로 거짓논문을 쓴 일에 대해서 추적하면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 쓴 글이지만 그 속에는 여러 학자들과 관료들 그리고 정치인들이 등장한다.
황 박사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황빠들의 행태는 말할 것도 없지만 잘 알지도 못한 채 힘있는 세력에 기대어서 옹호하는 교수들과 관료들 그리고 정치인들이 수없이 등장하고 있다. 그네들은 자기들이 달고있는 이름값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논어 자로편에 보면 자로가 맹자에게 위나라에 가서 정치를 하고자 할 때 무엇을 먼저 할 것인지를 묻고 있다. 이에 맹자는 이름을 바로잡는 일을 먼저 하겠다고 한다.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말에 순서가 없게 되고, 말에 순서가 없게 되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고,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예절이 바르게 되지 않고, 예절이 바르지 않으면 형벌이 적절하게 시행되지 않으며, 형벌이 적절하게 시행되지 않으면 백성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다고 했다.
지금 우리 사회도 이름값을 제대로 하는 사람들을 보기가 힘들다. 대학교수도, 정치인도 관료도 다 제 이름값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가. 대통령부터 행정관료들과 정치인들 그리고 이름있는 교수들까지 그네들이 왜 제 이름값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지 그 단면적인 모습을 이 책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날 결혼식에서 사회자가 말하기를, 아직도 연구소 이름을 붙인 그럴듯한 단체에서는 사기꾼이 되어버린 황우석 씨에게 현재도 수십억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현실은 아직도 일부 황빠들의 얼빠진 작태가 과거가 아니라 현재 진행 중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그런 얼빠진 황빠들이 더 이상 생겨나지 않도록 이 책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져서 그네들을 깨우쳐 주었으면 한다. 아울러 진실을 밝히고자 노력한 한학수 님과 그 팀원들 그리고 최초로 제보를 한 후 직장마져 잃고 힘들게 살아가는 제보자 가족이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