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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 ㅣ 다산어린이문학
사샤 스타니시치 지음, 레기나 켄 그림, 조경수 옮김 / 다산어린이 / 2023년 12월
평점 :
나는 불안도가 높은 엄마다.
엄마가 아니었을 때보다 엄마가 되고 나서 아이에 관한 일에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 불안해하는 나의 모습은 아마 아이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불안도가 높은 사회에서 자라는 어린이들에게 너그러움과 용기에 대해서 알려 주는 현명하고 믿음직한 책이다." - 김지은 (어린이 문학 평론가) 라는 소개글은 나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오히려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휴가 때 캠핑은 상상도 하기 싫을 정도로 피하고 싶다. 온갖 벌레들은 피해서 꽁꽁 숨고 싶다. 이런 엄마에게서 자라는 아이들이라도 엄마와는 다르게 도전과 모험을 즐기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게 모순된 나의 바람이다.
이 책은 이런 엄마가 들려주지 못하는, 보여주지 못하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보여주고, 생각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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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지만, 이건 정말 나한테 안 맞아요!"
"미안하지만, 토론은 사양할게. 올리브유 좀 줘."
"나에 관한 일인데, 같이 의논해서 결정해야죠."
"이 결정은 나와 관련된 거야."
울프WOLF / 사샤 스타니시치 글 / 레기나 켄 그림 / 조경수 옮김 / 다산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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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것들이 뭐가 문제란 말인가. 사실 전혀 문제 될 게 없는 것들이었다. 누군가 그걸 일부러 문제 삼기 전까지는. 너를 나쁘게 만들고, 너에게 나쁜 짓을 하려고 하기 전까지는.
때로는 아주 사소한 계기만으로도 일이 잘못된다. 엉뚱한 장소에서 말 한마디 잘못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학생 시절은 끝이 날 수 있다. 그러고 나면 어쩔 수 없이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끝없이 참아야 하며, 혼자 집에서 울부짖어야 한다. 더 많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는 두려움에 점점 말과 행동을 조심하게 된다.
울프WOLF / 사샤 스타니시치 글 / 레기나 켄 그림 / 조경수 옮김 / 다산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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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누군가를 과소평가하는 데 익숙해지면 이렇게 되는가 보다. 그를 알아 가려고 애쓰지 않았기 때문에, 그를 진지하게 대한 적도 없었던 것 같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줄 여분의 빵까지 준비했는데 말이다.
울프WOLF / 사샤 스타니시치 글 / 레기나 켄 그림 / 조경수 옮김 / 다산어린이
누군가에게는 때때로 비겁함이라는 늑대가, 두려움이라는 늑대가, 무심함이라는 늑대가, 고독이라는 늑대가, 걱정이라는 늑대가, 분노라는 늑대가, 주저함이라는 늑대가 노란 눈을 하고 나타난다. 하지만 이 늑대들은 언제라도 용기라는 모습으로, 참여라는 모습으로, 관심이라는 모습으로, 사랑이라는 모습으로, 동반이라는 모습으로 변하기도 한다. 내 옆에 나타나는 늑대의 무서운 눈빛을 다정한 눈빛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 뿐이지 않을까. 나를 따스하게 감싸주며 용기내 보라고 이 이야기는 손을 내밀어 준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다정히 손 내밀어줄 그런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