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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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종교를 믿는 이들의 사후세계, 이 책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종교의 그것과는 다른 천국을 이야기한다. 한 사람에게 일어난 사소한 사건이 다른 이에게 영향을 주며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설정은 희망적이며 위로가 된다.

 



77. 우리는 우리 시대가 다른 시대와 이어진다는 사실을 잊어버립니다. 우린 한 시대에서 옵니다. 또 한 시대로 돌아가고요. 연결된 우주는 그런 식으로 이해되는 겁니다.



허점 투성이에 보잘것없던 삶이었다고 치부해 버리기엔 그를 둘러싼 세상은 의미 있었을지도 모른다. 사람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유기적인 관계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천국으로 가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결혼식 직후에 죽음을 앞둔 주인공의 행보를 따라가다 보면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시작을 의미하는 결혼식 다음 날의 죽음이지만 뭉클하고 따뜻한 전개가 펼쳐진다.


 

 

 

이 책을 쓴 미치앨봄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작가로, 고난과 역경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평범한 이웃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삶과 죽음을 끌어안는 최고의 휴머니스트'라는 극찬을 받았다.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역시 삶과 죽음의 대비를 따뜻하게 그려냈다. 삼촌 에디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후 스스로를 해놓은 일 없는 하찮은 존재로 여긴다. 그가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온 이야기를 작가에게 전해주자 모두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는 의미의 이 책을 쓰 게된다. 미치앨봄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죽음이란 무거운 단어에서 희망과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주인공 애니는 실수투성이에 한 쪽 손은 장애를 갖고 있으며 친구도 없는 외톨이였다. 알 수 없는 내면의 상처가 그녀를 괴롭혔고, 과거 기억 속에서는 자신이 저지른 실수가 따라다닌다. 어린 시절부터 애니가 했던 수많은 실수들이 나열되어 있다. 그녀는 스스를 형편없는 사람이라 생각하며 후회한다. 더없이 소중한 남편 파올로와의 결혼식에서 그녀가 졸라댔던 행동으로 사고를 당하게 되며 천국으로 향하게 된다. 그곳에서 그녀에게 영향을 준 다섯 명을 만나 내면의 의식을 끄집어 내 본다.

 




 

이걸 기억해요, 애니. 우리가 뭔가 세울 때는 앞서간 이들의 어깨 위에서 세우는 겁니다. 우리가 산산이 부서지면 앞서간 이들이 우리를 다시 붙여줍니다.


그녀의 실수들은 형편없던 행동들이 아니었다. 덕분에 서로가 얽혀 개인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갈 수 있었다. 이 책 속의 천국은 자신이 선택한 의미로 채워진다. 어떤 이의 천국은 사랑하는 아내가 있는 곳, 나에게 의미를 가져다준 것. 몽환적이고 따뜻함으로 채워졌다. 우리의 삶 속에도 무엇을 의미 있게 남겨두는지에 따라 천국이 되어준다.죽음과 천국의 경계선에서 애니는 인생의 의미를 발견한다.


 

 


 

78. 우린 사랑하는 이가 50년만 늦게 태어났으면 그 병으로 죽지 않았을 거라고 한탄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사인은 아마 누군가를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줬을 겁니다.



이 책의 표지에는 애니를 둘러싼 다섯 명의 사람들이 따뜻하게 그녀를 바라본다. 내 과오로 마음이 힘들어진 사람들에게 어쩌면 그것은 실수가 아니라 기회 일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전한다. 모든 마지막은 시작이기도 하다고, 천국은 늘 우리를 생각하고 있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위로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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