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소설로 그린 자화상 2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199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2007/08/18  
독서노트 중 몇개 와 지금
 

- 김훈과 박완서의 문장력은 많이 다른것 같다. 김훈의 문체는 역설법과 모순어법으로 겉으로 보기엔 알수없는 문장이나 내면은 진실을 담고 있고 소름이 끼칠 정도로 섬세하다. 박완서의 문체는 누구나 알아들을수 있도록 쉽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떠올리게 만든다. 두개 모두 좋다 난.

- 수필, 수필. 자서전, 자서전.. 그렇게나 외치고 다녔지만 교과서 안에서가 아닌 제대로 된 수필, 자서전(?)은 아마 이 책이 처음이지 싶다. 참 재미있다. 꼭 남의 일기장을 염탐하는 듯한 기분이다.

- p.112 박완서가 엄마에 대해 쓴 이야기를 읽곤 '뭐 저런 아줌마가 있나'싶었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두가지를 꼽아 보자면, 너무 자신의 주장을 굽힐 줄 모른다는 것과(고집이 센 거) 딸인 박완서 조차도 엄마를 좋아하는 기색보다는 안 좋은 눈으로 바라보며 쓴 글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지금 와 생각해 보면 그건 박완서가 자신의 어머니를 아니꼽게 보아서가 아니라 두 모녀간의 독특한 애정표현인 것 같다) 하지만 박완서 엄마는 사실 참 대단하신 분이다. 아들 딸을 위해 그 시대에 시집살이를 그만두고 서울로 상경을 하고 딸을 더 좋은 환경에서 키우기 위해 당장 집을 마련하고.. 특히나 박완서의 오빠에게 쩔쩔매는 모습이 안되보이기 까지 했다. 아마 이 아줌마가 그렇게 억척스러워진 이유도 바로 아들 딸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집 마련을 하게 되기까지의 글을 보곤 참 간이 큰 여자란 생각도 들었다.)

- p.124 더 잘 살고 더 부유할 수록 일본말을 많이 썼겠지? 우리말은 언문이라 부르며 낮게 취급하고 일본어를 말하고 쓰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기까지 했던 우리의 비참했던 현실이 참 안타깝다.

- p.142 그 여선생의 처벌 방식을 읽곤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오면서 손에 힘이 탁! 하고 풀려버렸다. (기가 빠진다는게 이런 느낌일까.. 하고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미친 선생이 아닌가 싶다. 겨우 열서너 살 정도의 아이들이 친구의 뺨을 때리고, 또 친구에게 맞는다니. 지옥이 따로 없었을 것이다.  
 

 박완서란 유명한 작가의 책을 옥상에 핀 민들레 꽃 이외엔 읽어 본 적이 없었던 나는 최근까지 동화작가인줄로만 알고있었다(자전거 도둑을 비롯한 몇몇 소설들..). 

 어느 날 '그많던싱아..' 라는 책을 읽고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다. 어느 문장하나 막힘없이 읽혀 내려갔다. 이 책을 읽기 전 박완서 문체와는 좀 다른 김훈의 책을 읽어서인지 그 느낌이 더 깊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저 쉬운문장에 그치지 않고 한 문장문장마다 여러 장면과 생각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법정스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이 책은 적어도 나에겐 무척 좋은 책이다.(진짜 양서인지는.. 내 능력으로는 가려낼수 없다) 가능하다면 박완서의 작품을 많이 읽고 습득하여 박완서와 같은 문체를 쓰고 싶다. 

 그리고 순전히 기억만을 의지하며 썼다고 하는데 칠순이 넘은 그가 한참, 진짜 한참으로 젊고도 어린 나보다도 더 또렷하고도 소소한 장면들을 기억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 신기하고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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