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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개 블래키의 우울증 탈출기 - 이유없이 우울하고 외로운 사람을 위한 책
베브 아이스베트 지음, 김은령 옮김 / 명진출판사 / 2003년 9월
평점 :
품절
우울증이라는 괴물은 언제나 '나'를 무기력하게 하고 '나'를 비관하게 만든다. 쓸데없이 사람들이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하게 하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잊게 만든다. 관계를 만드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게 만들기 때문에 인간관계가 점점 신문지 한장 크기 정도 밖에 안되게 되며 두통같은 신체적인 통증까지 만든다.
블랙키는 우울증에 걸린 개이며, 사실은 우울증 자체이다. 우울증이 점점 진행되면 주위사람들은 점점 나를 피곤한 사람이라거나 배려없는 사람으로 생각하게 된다. 우울한 기분이 계속되면 끝도 없는 사막을 걷는 기분이라거나 물없는 우물안에 갇힌 상태같이 되버린다. 그 고립감과 막연함이 결국은 사람들에게서 소외를 일으키는 것이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이 가장 충격을 받을 때는 '나'의 이러한 기분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았을 때 상대방이 별것 아닌것으로 취급할 때이다. 괜히 말했다는 자괴감과 내 존재의 무가치함이 교차하기 때문이다.
<검정개 블랙키의 우울증 탈출기>는 읽는 내내 공감과 살짝 지어지는 미소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조금은 자신의 우울한 기분에 대해 객관적인 거리를 갖고 볼 수 있게 된다. 문제는 나 자신이 아니라 우울증이다. 단순하지만 이걸 깨닫는게 우울증 탈출의 기본이 아닐까.
그리고 주의점 한가지. 정말로 심각한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도움이 안된다. 그때는 그냥 책을 던지고 곧장 병원에 가서 도움을 청하자. 책한권으로 치료까지 바라는건 무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