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무살을 울린 책
김윤식 외 지음 / 작가정신 / 199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자꾸 읽히는 책이 있다. 양귀자씨의 <모순>이다. 몇번을 읽었지만, 읽을때마다 느낌이 다르다. 대학에 입학했을 때 도서관을 헤매이다 읽었던 때가 달랐고, 사랑의 실연을 당한 후에 읽은 후에도 느낌이 달랐다. 한줄 한줄 써내려간 글들이 꼭 나의 이야기인것처럼 그렇게 느껴졌다.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다.' 책을 읽다보면 뒷통수를 한 대 맞은듯한 문구를 발견하게 된다.

그 글귀에 대한 향기 때문에 되풀이하여 읽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부인하던지 하지 안던지 나는 '모순'이라는 책에서 많은 양분을 얻고 자랐다. 내가 내 주위의 돌아가는 세상을 바라보는 중요한 가치관도 그 책에서 얻을 거이리라. '모순'이라는 책은, 정확히 말하면 그 책을 쓴 양귀자씨의 한 마디 한마디가 나에게 물을 주었고, 영양분을 주었다. 그래서 아마도 내 20대를 울린 책을 한 권 뽑으라면 주저하지 않고 이 책을 말하리라.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오늘도 나는 이 글귀를 되새기며 살아갈 것이다. 내일도, 그리고 그 다음도. 그 글귀 하나가 내게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이 되고, 나를 움직이는 힘이 될 것이다.

20대는 무엇이든지 받아들일 수 있는 시기이다. 어떠한 사상도, 이념도, 이론도 끝없이 받아들이고, 고뇌한다. 또한 20대는 무엇인가에 한 가지에 미쳐 버릴 수 있는 시기이다. 몸속에서 끊임없이 끓어오르는 열정과 에너지. 원인 모를 혼돈과 방황감. 그 주체할 수 없는 생동감을 무엇엔가. 사랑, 이념, 학문, 인간등 쏟아 부을 수 있는 시기이다.

나의 20대. 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늘 무언가를 갈구했다. 늘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무엇인가 나타나 나의 뒤통수를 한 대 쳐주기를 바랬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나를 자극하고,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책을 찾아 헤매었는지 모르겠다. 선배들의 말속에 답이 있는 것처럼, 책 속에도 답이 있으리라 그렇게 믿었다. 끊임없는 열정의 20대를 울리는 책은 한 권의 단순한 책이 아니다. 그 사람이 평생 살아갈 가치관을 심어 주고, 영양분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김윤식, 이해인,박재동,정호승,홍사덕,정성일,안철수,마광수,김석철,민용대,정병규..한권의 책과 그것을 소중하게 들고 나온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은 내가 살아갈 인생에 대한 선배님이다. 나는 김석철씨, 정병규씨의 글에 더 신경이 쓰였다. 평소에 멋지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 생각했기에, 그 분들이 쓴 한줄 한줄의 글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평범한 '나의 20대는 판도라 상자였다.'라는 글귀를 읽으면서도 나도 그러한데, 역시 그분도 그랬구나 공감한다. 그분들의 스무살을 울린 책이란 어떤것일까 더욱 궁금하다.

사람이 책을 만들지만, 또한 책이 사람을 만든다고 한다. 지금 열정의 스무살을 살아가는 이라면, 한권의 책을 통해 잠시나마 자신이 가는 길을 생각하고, 가치관을 생각하는 그런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평생동안 여러분의 인생에 등불이 되어줄 책이 여러분의 관심을 기다리며, 서가 한 곳에 꽂혀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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