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안병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어릴때만 해도 '암'은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들이나 걸리는 병이었다.

지금 한국은 인구 네명당 한명 꼴로 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노인들이나 걸리는 병이었던 뇌졸중이 청소년에게 나타나고, 신생아의 30% 이상이

아토피를 앓고 있다는 놀라운 통계들과, 비만이 초등학생들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뉴스를

들으면서도 우리는 우리에게 당면한 사태의 심각성들을 깨닫지 못한다.

그저 내가 아프지 않는 한, 그것은 나와는 먼 일인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자신이 그랬다.

그는 국내 유수의 제과회사 간부로서 16년간 과자에 절어 살았던 사람이다.

그 분야에서 오래 일하는 사람들이 예외없이 건강을 잃는 모습을 보면서도

그 자신도 서서히 몸이 망가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그는 자신이 일하고 있고, 매일 먹고 있는

것들이 자지 몸에 미치는 영향을 깨닫지 못했다.

마침내 그가 정말 신뢰하던 동료의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고, 그 동료의 운명이 자신의 미래일 수 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직장을 떠나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한다. 이 책은 그 연구의 산물이다.

 지난 1세기 동안 급격하게 변화한 우리의 환경중에서 가장 극적인 것은

식생활에서 가공식품과 패스트 푸드의 비약적인 발전이다.

이런 음식들엔 수많은 식품첨가물과 화학물질들이 들어 있다.

온 국민이 좋아하는 '초코파이'를 예를 들자.

 초코파이에 진짜 초컬릿은 들어 있지 않다.

정통 초콜릿에 사용되는 값비싼 코코아 버터대신 화학처리를 한 유지가 사용된다.

정제가공유지는 수소첨가반응의 산물이다. 수소를 첨가시킨 경화유는 요즘 문제가 되는

'트랜스 지방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트랜스 지방산은 한마디로 뇌세포를 파괴시키는

물질이다. 트랜스 지방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물질이므로 인체내의

각종 생체기능조절 물질의 구조를 왜곡시킨다.

인간의 몸은 지극히 유기적이고 정교한 시스템이다. 세포들은 세포막에 '선택적 투과'기능이 있어

생체 활동에 필요한 물질은 받아들이고, 유해한 물질은 차단한다.트랜스 지방산은 스파이처럼

이 시스템을 교란시킨다. 트랜스 지방산이 혼입되면 선택적 투과 기능에 문제가 생기고

이것이 바로 '면역기능 저하'로 나타난다.

더불어 뇌세포를 교란하여 지속적으로 이것을 섭취한 아동들은 크고 작은 지능장애에

직면하게 된다.

 오늘날 얼마나 많은 어린이들이 면역력 약화로 고생하고 있는가.

아이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자랄때 까지 먹는 약과, 병원에 가는 횟수들은 우리가 어릴적과

비교하면 놀라울 만큼 증가되어 있다.

 아이를 키우는 집집마다 아이들이 참을성이 점점 적어지고, 짜증이 늘고, 주의력 결핍이나

산만함들로 고민하는 엄마들이 많다. 이런 현상에는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아니 태아시기부터

섭취해온 트랜스 지방산의 영향이 크다. 이 외에도 트랜스 지방의 위험성은 수없이 많다.

트랜스 지방은 우리가 매일 먹는 '식용유'에서부터, 과자류, 패스트 푸드류 등 대부분의

가공 식품에 첨가 되어 있다.

 트랜스  지방산은 현대 문명이 탄생시킨 괴물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오늘날 우리가 먹고 있는 대부분의 가공 식품에는 한 식품당 최대 수십가지의 식품 첨가물이

들어 있다. 그 성분들의 대부분은 소비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은체 섭취된다.

중요한 것은 그 성분들이 대부분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화학물질 이라는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성인 한명이 1년간 약 4킬로의 화학 물질을 섭취한다는 연구도 있다.

암과, 심 혈관 질환, 당뇨 같은 '생활습관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주변에 그렇게 흔한

이유가 여기 있다. 이러한 첨가물들은 심지어 아이들이 먹는 물약과 시럽에도 다량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면  화학물질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리의 몸은 너무나 정교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 하나의 우주와 같다.

생체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들은 1조분의 1의 농도에서도 활성화가 된다고 한다.

1조분의 1이면, 수영장에 가득 채워 넣은 쌀 가운데 한톨 정도의 양이다.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미국의 천재 과학자는 화학물질의 인체 내 최소 반응량에 대해서

한 마디로 평한다. '한 분자도 해롭다'

따라서 소량이니 해가 안된다는 말로 막연히 위안을 삼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건 큰 오산이다.

그런 위험한 물질을 적어도 하루에 몇 그램씩을 섭취하고 있다면, 내 건강이 어떻게 될지는

충분히 예상 할 수 있다.

 이런 얘기들을 하면 사람들은 흔히 이렇게 말한다.

'그렇게 치면 먹을만한 것이 몇가지나 되겠는가. 그런데 스트레스 받느니, 어떤 음식이든 맛있게

먹는 편이 건강에 훨씬 나을 것'이란 얘기다. 또는 매일 라면만 먹었어도 감기 한번 안걸린다느니,

건강 따지는 사람들이 더 자주 아프다느니 하는 말들도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포텐거의 고양이'라는, 과학계의 유명한 실험을 소개한다.

고양이를 2조로 나누어 한쪽 고양이에겐 정상 사료를, 다른 쪽에겐 영양적으로 다소 결함이

있는 사료를 투여하며 사육했다.

정상적인 사료를 먹은 고양이들은 2대, 3대, 그 후까지 건강에 지장이 없는 우량한

고양이고 커 갔다. 그러나 결함이 있는 사료를 먹었던 고양이들은, 당 대엔 문제가 없는 듯

했으나, 2대에서 벌써 이상 징후가 발견되었고, 3대에선 노골적인 신체장애와 정신적 장애가

나타났다.  오늘날의 우리는 포텐거의 2대째 고양이에 해당한다면, 우리의 자녀들과

손자들의 세대에는 더 비극적인 현상들이 나타날지 모른다.

이미 젊은 자녀들이 나이 든 부모보다 더 많이 아프고, 더 심한 병에 걸리고 있음을

우리는 주변에서 흔히 보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가공식품과 인스턴트 식품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상식적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알면서도 매일 먹는다. 저자는 그 이유를 '소비자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왜 나쁜지를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근간에는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어온 가공식품과, 화학물질들을 둘러싼

수많은 대기업의 이익들이 정계와 학계와 긴밀하게 유착되어 있는 거대한 음모가 숨어 있다.

대기업들은 자신들이 생산해 내는 제품들의 진정한 정보들을 소비자에게 공개하지 않는다.

수많은 위험성을 결코 드러내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발표와

논문은 교묘한 로비와 압력으로 사장시킨다.

화학물질들은 나날이 새롭게 생산되고 있으며, 이미 정부가 이런 모든 물질들의 위험성을

확인하고 관리 할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서고 있다. 최대한 스스로 섭취하지 않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자연을 거스르는 음식은 먹지 말것.

음식을 만드는 일에 시간과 정성을 들일 것.

이 두가지에 최선을 다하면 우리는 훨씬 건강하고 충만한 삶을 살 것이다.

19세기 철학자 루트비히 포이어 바흐의 말로 이 책의 모든 것을 요약한다.

즉 '우리가 먹는 것이,바로 우리다'라는 것이다.

우리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들이 우리의 몸을 만든다. 그리고 우리의 신체와 정신을 움직인다.

내 아이들과, 내 가족, 그리고 내 몸이 어딘가 불편하고 만족스럽지 않다면

가장 먼저 우리가 무얼 먹고 있는지 부터 살펴보자.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최소한 엄마들과, 엄마가 될 사람들과, 부모가 될 사람들이라면 정말 꼭 읽어야 할 책이다.

한 해가 가고 새해를 준비하며 이 책을 만난 것이 참 다행이다.

새해의 내 소망은  무엇보다 건강한 가정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이 이상 중요한 일이 무엇이겠는가.

 '우리가 먹는 것이, 바로 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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