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사랑한 시대의 예술, 조선 후기 초상화 - 옛 초상화에서 찾은 한국인의 모습과 아름다움
이태호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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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한 시대의 예술, 조선 후기 초상화』는 조선 후기의 초상화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사람을 사랑한 시대의 예술' 이라는 말이 붙은 이유는 조선 후기의 그림들이 유독 '사실적인 인물 주의'의 초상화가 주를 이뤘기 때문인 것 같다.

유럽 국가에서는 인물을 그릴 때, 사실적이기보다는 미화시켜서 그리는 부분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인물 그림을 보면 터럭(수염) 한 가닥까지 그리고 점 하나까지 세밀하게 묘사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명기, 김홍도. <서직수 초상>, 1796, 국립중앙박물관 

 

 

 

위의 <서직수 초상>은 카메라 옵스쿠라 방법으로 초본을 먼저 뜨고 그 다음에 수정을 거쳤을거라 추측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 속에서 '카메라 옵스쿠라' 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카메라 옵스쿠라는 말 그대로 '어두운 방' 혹은 '어둠 상자' 라는 뜻이다.

암실이나 밀폐된 공간에 작은 구멍을 통과해서 들어온 빛이 영상으로 변하는 자연 현상을 응용한 광학적 투영기구(p.51)'라고  한다.

 

말로만 들어보면 '조선 후기에 저런 과학적인 기구가 존재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1830년대-1850년대에 카메라로 완성되기 전까지 카메라 옵스쿠라가 이동식 텐트형 혹은 상자형태로 발전되어

17세기-18세기를 대표하는 여러 화가들이 활용했으리라 추정된다고 한다.

 

 

 

유럽에서 개발된 이 '카메라 옵스쿠라'가 서양 선교사들에 의해 아시아에 전해졌고, 중국을 통하여 조선에 들여져 왔을것으로 추측되며, 실제 정약용의 『여유 당전서』에 카메라 옵스쿠라에 대해 묘사되어있다.

 

 

'방 안을 칠흑같이 깜깜하게 해놓고 구멍 하나만 남겨둔다.

 돋보기에서 몇 자 거리를 두어 비치는 빛을 받는다.

 그러면 물가와 멧부리의 아름다움과 대와 나무와 꽃과 바위 무더기, 누각과 울타리가 둘러친 모습이 모두 종이판 위로 내리비친다.

 대개 천하의 기이한 경관이다(『여유 당전서』中 )'

 

 

 

 

카메라 옵스쿠라와 관련된 초상화들과 조선후기 초상화의 제작 공정과 비용, 그리고 새로 발견한 초상화 신자료까지.

저자가 발로 뛰며 여러 자료들을 모아 놓았다는게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조선후기의 사실주의적인 초상화 덕분에 그 당시의 피부병이나 수두와 관련된 연구 논문이 오늘날에 쓰여졌다고 한다.

해외에서도 이와 같은 논문을 쓰려고 했지만, 우리나라 만큼 사실적인 인물화가 없었기 때문에 불가능했다고..

그런 점에서 조선 후기 초상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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