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영의 친구들

기소영의 친구들 - 제2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사계절 아동문고 105
정은주 지음, 해랑 그림 / 사계절 / 2022년 10월

친구의 죽음을 동화에서는 보기 드문 소재이다. 제목에 등장하는 '기소영'이 죽음으로 부재한 가운데 남은 친구들 사이에 일어나는 이야기. 교통사고로 친구를 잃은 아이들은 처음엔 죽음이 크게 와닿지 않는다. 아직은 어딘가에 있을것만 같고, 불쑥 나타날 것만 같은 느낌. 시간이 지나면서 소영이에 대한 추억이 일상에서 하나둘 떠오르고 제대로 된 작별을 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게 어린이들만의 방식으로 애도를 이어간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장례식에 가는 것을 막지만, 아이들에게도 애도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성당에서 미사도 드리지만 못내 아쉬웠던 아이들은 직접 소영이네 조부모님댁으로 먼 여행을 떠난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납골당에 가서 아이들의 눈물을 왈칵 터뜨린다. 그렇게 죽은 이에 대해 기억을 떠올리며 애도하는 시간이 가족과 친구에게는 꼭 필요한 법이다.
얼마전 이태원 참사로 수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났다. 우리에게는 애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동화 속 4명의 어린이들이 친구를 추억하며 떠나보내는 과정이 아름담고 가슴 뭉클했다.

행복한 화학

미래로 가는 희망 버스 : 행복한 화학 ㅣ 미래로 가는 희망 버스 6
현선호 지음, 원정민 그림 / 분홍고래 / 2022년 9월

화학은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면서도 어렵게 느껴진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화학이라는 단어는 낯설다. 이 책은 우리 생활과 관련된 화학 이야기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나의 몸 부터가 화학물질이라는 점에서 시작하여 원자와 원소의 개념을 설명한다.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석유, 비누, 약, 많은 인류의 생명을 지켜낸 살균제도 등장한다. 반면 DDT의 부작용, 미세플라스틱 등 화학물질의 폐해도 설명한다. 화학물질을 유용하게 사용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화학이 발전하여 우리 생활을 행복하게 해줄 희망의 메세지도 전해준다. 어린이들이 이 책을 통해 화학에 관심을 가지고 안전하고 희망찬 미래를 맞이할 지식과 태도를 기르기를 바란다.

최연소 탐조 대원

최연소 탐조 대원이 되었습니다 ㅣ 그래요 책이 좋아요 6
곤살로 모우레 지음, 에스페란사 레온 그림, 김정하 옮김 / 풀빛미디어 / 2022년 8월

열네살에 숲에서 새를 관찰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써내려간 이야기이다. 책 표지처럼 짙푸른 빛깔과 숲의 향기가 감싸고 새소리가 맴도는 숲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책을 읽었다. 삶의 큰 의미가 되었던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주인공 루시아 곁에 새롭게 자리잡게 되는 숲, 그리고 나이팅게일. 동물과 노랫소리로 교감하며 예민한 감수성과 공감능력으로 생명을 사랑하고 성장하는 루시아. 이야기가 잔잔하면서도 울림이 있고, 한 소녀가 알을 깨고 부화하는 것처럼 변화하는 모습을 응원하면서 읽게 되었다. 치피와 함께 노래하며 하늘을 나는 장면은 뭉클하고 인상적이었다. 때때로 등장하는 격언같은 할머니의 말씀과 함께 이 여름의 기억이 루시아가 어른이 된 후에도 삶을 이끌어주는 힘이 될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