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 햇빛 이야기숲 3
조은비 지음, 국민지 그림 / 길벗스쿨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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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말하는 '할머니'의 이미지는 어떠한가? 따뜻한 정, 희생, 맛있는 진수성찬, 손주에게 한없이 너그러움 등. 그런데 이 책의 할머니는 좀 독특하다. 손주가 찾아와도 퉁명스럽고, 밥상은 인스턴트나 반찬가게의 반찬으로 대충 차리고, 농사일도 막 시킨다. 자매를 잃어 상심이 커서 그럴까? 할머니는 우울증도 있어보이고 그런 할머니를 걱정하는 엄마와도 티격태격한다. 엄마와 나 사이도 쉽지는 않다. 까탈스러운 언니를 더 사랑하는 것 같아 속상한 혜준이는 말 잘 듣는 딸이지만 말로 꺼내지 않은 서운함을 늘 가슴에 가지고 산다.
우리는 왜 타인에게는 친절하게 예의를 차리고,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는 상처주는 말들을 하면서 살아가는걸까? 사랑하면서도 그 마음을 표현하지 않고, 오해를 쌓아가는 가족들도 많다. 할머니가 사는 아파트 이름인 '볕뉘'는 작은 틈을 통해 잠시 비치는 햇볕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라고 한다. 이 책의 세 모녀는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며 빈틈을 채워가는 모습을 희망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할머니 옆집에 사는 친구와 어색한 관계도 조금씩 가까워지며 혜준이는 한층 더 성장해나간다. 책을 읽으며 나의 가족을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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