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트와일라잇 팬아트 공모전!

 

 

다시한번 생각해도,내가 왜 이 일생을 선택했는가에 대한 대답은 나오지않는다.                       

내가 원했던 것은 단 하나, 내 생명보다 소중했던 이와의 영원 뿐이었고 또한 현재에 와서도 이 삶에 대해 후회따윈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다.                  

무엇이 잘못되었으며 무엇이 선택하지 말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정의와 결론은 오직 신만이 하시는 것 - 내 선택에 대해 누구도 강요나 부탁할수 없듯이 말이다. 

   

 

 

월광[Moonlight] 

 

 

" ...벨라. " 

손길은 매끄러웠고 가벼웠다. 단조로운 음율은 그가 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내게 축복과도 같은 부드러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의 중얼거림은 지금 우리가 있는 어둡고 고요한 방에서 피아노 소리에 묻힐 정도로 낮은 목소리였지만 이미 '인간의 한계'를 거의 뛰어넘은 내게 그런 소리를 잡아채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 ...응, 에드워드. " 

내 목소리는 내가 듣기에도 묘한 느낌을 주며  청아하게 울리고 있었다. 이 목소리에 익숙해 지려면 꽤나 많은 시간이 지나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그런 소소한 고민 따위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고요한 방, 둘 밖에 없는 방, 창문으론 그림같은 달빛이 넘쳐 흐르고, 그가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가 내 귓가를 부드럽게 쓰다듬는데 어떻게 나중에 생각해도 진지해질까말까한 고민에 온 신경을 빼앗길수 있단 말인가.  

감고 있는 눈을 뜨자, 여전히 피아노의 건반을 물 흐르듯이 유려하게 누르면서 ( 나에게는 뒷모습을 보인 채로 앉아 있는 ) 그, 에드워드가 보였다.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그가 지금 나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내 몸이 반응하고 있었다. 에드워드, 에드워드 - 내게 있어 단 하나뿐인 사람, 이 일생을 포기한대도 놓칠 수 없는 사람. 그랬기에 죽음을 뛰어넘는 고통까지도 달콤하게 만들어 버렸던 사람이 내 눈앞에 있었다. 그것에 나는 감사했고 행복했다. 

에드워드가 돌연 연주를 멈췄다. 그의 손이 멈추자 아름답게 울려퍼지던 피아소의 소리까지 따라 멈추었다. 나는 녹진녹진한 , 그래서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던 온 몸에 소르르 긴장이 돋는 것이 느껴졌다.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나는 그를 너무도 사랑했다. 물론 그도 나를 사랑했다. 나는 이 사실에 대해서 추호의 의심도 갖지 않는다.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내가 그를 ( 혹은 그가 나를 ) 너무도 사랑했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의 버릇이나 특징에 대해 너무도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를 테면, 에드워드가 무언가 말하기 어려운 것을 하려고 할 때면 의미없이 피아노를 친다던가, 그때 치는 피아노의 곡명이 드뷔시의 월광[Moonlight] 라던가 하는 사실 말이다.  

" .........나는.......... "  

에드워드가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낮게 숨을 들이쉬었다. 무엇인지 몰라도 꽤나 어려운 말일 테지. 그리고 이 상황에서조차 꼭 해야만 하는 말일 테고. 머뭇머뭇하는 에드워드에게 내가 짐짓 장난스러운 짜증을 담아 그에게 말했다.  

" 에드워드, 당장 말하지 않으면 이런 몸이라도 일으켜서 라이트 훅을 먹여줄 거야. " 

에드워드가 낮은 목소리로 웃었다.  

" 별거 아니야. " 

" 그럴리가. 정말 별게 아니라면 내가 이 상황인데 넌 말을 걸지 않았겠지.  알다시피, 내가 지금 손하나 까딱할수 없는 상태고 이렇게 길게 말하는 게 신기한 상태인 것을 누구보다 네가 잘 알고 있으니까. " 

나는 돌아가지 않는 고개를 억지로 그에게 고정했다. 이미 에드워드는 피아노 의자에서 완전히 몸을 돌려 어두운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를 띈 채로. 그것이 흡사 ' 벨라, 넌 정말 못말려'하고 말할때의 장난스러운 에드워드 같아서 가슴이 따뜻해져 와, 나는 그를 따라 웃어주었다. 

" 그리고 만약, 정말 별게 아니라면 내가 일어서자마자 네게 파워업한 주먹맛을 보여줄 거야." 

" 다행이군, 정말 별거라서." 

에드워드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내가 누워있는 침대로 다가와 내 옆에 누웠다. 매트리스의 부드러운 출렁임이 무거운 내 몸을 살짝 흔들리게 만들었다. 

" .....좋아. 사실, 네가 생각하기에 따라서 정말 별게 아니라고 생각할수도 있어. " 

" 그건 내가 듣고 나서 결정할게. 그러니까 이제 말해주지 않을래? "  

몸은 무거워져 왔고 며칠간의 고통은 이미 온 몸을 마비상태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ㅡ사람이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게 되면 막바지에는 그 고통을 느끼지도 못한다는 말이 사실이었던가 봐.ㅡ 오늘 아침, 정확히 13번째 기절후 깨어난 뒤에, 내 얼굴보다 더 새하얗게 질린 에드워드에게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말한 후부터 에드워드는 내 주위를 떠나지 않고 피아노만 쳐 댔다. 아마 피아노가 내가 누워있는 방에 있지 않았더라면 나는 드뷔시의 월광을 외울 만큼 듣지 않았겠지. 에드워드의 힘이라면 한 손으로도 피아노를 운반할수 있었겠지만, 지금 그에게 그럴 정신이 없다는 것은 거의 초죽음 상태인 나라도 알수 있었다. 

에드워드가 손가락만 뒤로 뻗어 다시 바로 옆에 있는 피아노 건반을 만지작거렸다. 한 손으로 치는 월광은 그가 방금까지도 집중하여 친 월광과는 다른 느낌이 났다. 장난스러운, 그러나 한편으론 진중한 느낌. 눈을 내리깔고 '도'와 '미'만을 반복하여 치던 그가 불현듯 고개를 들었다. 

" 좋아. " 

그가 희미하게 미소를 머금었으나 그 미소가 딱딱한 것쯤은 나도 알아챌수 있었다. 

" ........아파? " 

나도 모르게 픽 바람빠지는 웃음소리를 내뱉었다.  

" 진짜 그거 물으려고 나 부른 거야? " 

" 음..어떨거 같아? " 

" 진짜로 그랬으면 난 니가 내 파워업한 주먹맛을 보고 싶어한다고 생각할꺼야. " 

에드워드가 소리내어 웃었다. 낮은 그의 웃음소리에 내 마음도 부드러워졌다. 

" 진짜 네가 하고 싶었던 말을 해줘, 에드워드. 그 말 하려고 부른게 아니잖아." 

" ....사실은 그래. 하지만, 난 말하기가 두려워. " 

그가 고요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 또한 가만히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 눈맞춤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가, 정말 드물게 내 눈을 피하면서 낮은 한숨을 내뱉었다. 

" ..내가 걱정돼? " 

에드워드가 내 물음에 쿡쿡 웃음소리를 내뱉었다. 

" 그건 당연한거야, 벨라. 네가 얼마나 아픈지 나 또한 알고 있으니까.." 

" 에드워드, 내가 말한 건 그게 아니야. " 

나는, 내 말의 요지를 눈치채지 못한 그를 위하여 다시한번 말해주었다. 그의 눈빛이 달라졌다. 아마 그는 내가 그의 말을 눈치챘음을 안 모양이었다. 어떻게, 라고 그의 눈이 되물었다. 내가 이 끊어질 듯한 고통에서도 알아챌 수 있을 만큼 그의 온 몸에서 그 말을 수없이 내게 묻고 있었는데도, 내가 어떻게 알아챈지 모르는 것을 보면, 아마 그 또한 나만큼 끔찍한 밤을 지샌 모양이었다. 잠을 자지 못하는 육체, 오롯히 괴로워하는 나를 바라보며, 그렇게. 

" 에드워드. " 

" 잠깐만, 벨라. 나한테.. 잠시 시간을 줘. " 

에드워드가 내게서 멀어졌다. 그러나 내 몸을 그를 따라갈 만큼 힘이 들어가 있지 않았으므로, 눈으로 그를 쫓으며 입을 다물었다. 그에게도 생각할 시간이 있어야 할 것 같았다. 그것은 내게도 힘든 주제지만 그만큼은 못했다. 하지만 한가지는 나도 알고 있었다. 그 주제에 대해 지금 당장 확실히 해두어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내가 그와 함께 살아갈 영원 속에서 그는 완벽하게 행복해질수 없을 것이었다.  

" 에드워드. " 

" 벨라, 벨라. 이건 너무 바보같은 짓이야. 너는.... " 

" 에드워드, 내말 들어봐. 나는, 지금도, 또 나중에도 절대로.. " 

나답지 않은 강압적인 말이었기 때문에 놀란 에드워드가 잠시 말을 멈춘 사이에, 나는 지금껏 담고 있었던 말을 빠르게 내뱉었다. 

" 후회하지 않을 거야, 절대로. "  

그것은 나의 진심이었고, 지금만은 정말 바보같은,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그가 완전히 나의 진심을 느꼈으면 하는 바램을 담아 내뱉은 말이었다.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나는, 그와 눈을 맞추려고 애썼지만, 그는 결코 나에게 시선을 맞춰주지 않았다. 

" .....그건 모르는 일이지, 벨라. " 

그가 삐딱하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 네가 나중에라도 이 저주받은 몸에 후회하게 된다면....... " 

그가 다시 피아노 앞에 앉으며 건반을 눌렀다. '도','레','미'가 순서대로 음을 내뱉었다. 

"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게 될 테지. " 

내가 코웃음쳤다. 그가 나를 노려보는 것이 느껴졌지만, 내게 있어 그렇게 바보같은 말은 더없을 것이었으므로, 나는 마음껏 비웃듯 웃었다. 이건 정말, 그가 나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않는 것이거나 혹은 아니면....... 나는 웃음을 멈추었다. 갑자기 웃음을 멈춘 나를 이상하다는 듯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나는 고요하게 그와 시선을 맞추었다. 

" ......에드워드. " 

이제 거의 새로운 육체로 태어난 나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 내가 정말 그러리라고 생각해? " 

대답이 없었으므로, 그리고 또한 나도 대답을 기대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말을 계속했다. 

" 진심이 아니라는거 알아. 그리고 다시한번 말하지만, 난 후회하지 않을 거고. " 

" .............. " 

" 너 없이 내가 행복해지리라고 생각해? " 

에드워드가 피아노 의자에서 일어섰다. 침대에 앉아 차가운 손으로 내 머리칼을 쓰다듬어주는 것을 느끼며 잠시동안 침묵을 즐겼다. 그가 중얼거렸다. 

" 그건 모르겠지만, 너 없이 내가 행복하지 않다는 건 알아. " 

" 못말리겠네, 에드워드. " 

체념했다는 듯한 내 말에 그가 내 허리를 끌어안고 낮게 웃었다.

" 사실은 아직도 내 선택에 후회가 돼, 벨라. 네가 아무리 원했더라도, 네 선택대로 해주지 않았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 

" ..설사 더 좋은 결과가 나왔더라도, 나는 행복해지지 않았겠지. " 

내가 심술궂게 말하자, 그가 내 허리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았다. 

" 그건 모르는 일이지. " 

끝에 꼭 이런 얄미운 한마디를 덧붙이고서. 

" 그럼 어쩔수 없네. " 

내가, 그에게 잡혀 있지 않는 오른쪽 손으로 고개를 돌렸다. 사실, 조금 전부터 내 몸에 조금씩 힘이 들어오고 있었지만 굳이 그에게 말하지는 않았다. 천천히 편 손을 주먹쥐어 보았다. 몸도 점차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손을 들어 그의 등을 천천히 어루만지자, 그가 움찔하며 고개를 들었다. 

" 앞으로 내가 얼마나 행복해질까를, 직접 증명해주는 수밖에. " 

나는, 최대한 그에게 매혹적으로 보이기를 바라면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침대 앞에 놓여진 커다란 전신거울에 내 모습이 비췄다. 흰 얼굴, 긴 머리칼, 그리고 이게 정말 나야-? 할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가 희미한 미소를 짓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END 

  

 

작품설명 : 뱀파이어가 되기 사흘의 마지막 날, 되기 직전의 벨라와 에드워드를 상상해서 써봤어요; 미흡한 글솜씨지만 당첨됬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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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한번 생각해도,내가 왜 이 일생을 선택했는가에 대한 대답은 나오지않는다.                       

내가 원했던 것은 단 하나, 내 생명보다 소중했던 이와의 영원 뿐이었고 또한 현재에 와서도 이 삶에 대해 후회따윈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다.                  

무엇이 잘못되었으며 무엇이 선택하지 말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정의와 결론은 오직 신만이 하시는 것 - 내 선택에 대해 누구도 강요나 부탁할수 없듯이 말이다. 

   

 

 

월광[Moonlight] 

 

 

" ...벨라. " 

손길은 매끄러웠고 가벼웠다. 단조로운 음율은 그가 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내게 축복과도 같은 부드러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의 중얼거림은 지금 우리가 있는 어둡고 고요한 방에서 피아노 소리에 묻힐 정도로 낮은 목소리였지만 이미 '인간의 한계'를 거의 뛰어넘은 내게 그런 소리를 잡아채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 ...응, 에드워드. " 

내 목소리는 내가 듣기에도 묘한 느낌을 주며  청아하게 울리고 있었다. 이 목소리에 익숙해 지려면 꽤나 많은 시간이 지나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그런 소소한 고민 따위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고요한 방, 둘 밖에 없는 방, 창문으론 그림같은 달빛이 넘쳐 흐르고, 그가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가 내 귓가를 부드럽게 쓰다듬는데 어떻게 나중에 생각해도 진지해질까말까한 고민에 온 신경을 빼앗길수 있단 말인가.  

감고 있는 눈을 뜨자, 여전히 피아노의 건반을 물 흐르듯이 유려하게 누르면서 ( 나에게는 뒷모습을 보인 채로 앉아 있는 ) 그, 에드워드가 보였다.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그가 지금 나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내 몸이 반응하고 있었다. 에드워드, 에드워드 - 내게 있어 단 하나뿐인 사람, 이 일생을 포기한대도 놓칠 수 없는 사람. 그랬기에 죽음을 뛰어넘는 고통까지도 달콤하게 만들어 버렸던 사람이 내 눈앞에 있었다. 그것에 나는 감사했고 행복했다. 

에드워드가 돌연 연주를 멈췄다. 그의 손이 멈추자 아름답게 울려퍼지던 피아소의 소리까지 따라 멈추었다. 나는 녹진녹진한 , 그래서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던 온 몸에 소르르 긴장이 돋는 것이 느껴졌다.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나는 그를 너무도 사랑했다. 물론 그도 나를 사랑했다. 나는 이 사실에 대해서 추호의 의심도 갖지 않는다.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내가 그를 ( 혹은 그가 나를 ) 너무도 사랑했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의 버릇이나 특징에 대해 너무도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를 테면, 에드워드가 무언가 말하기 어려운 것을 하려고 할 때면 의미없이 피아노를 친다던가, 그때 치는 피아노의 곡명이 드뷔시의 월광[Moonlight] 라던가 하는 사실 말이다.  

" .........나는.......... "  

에드워드가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낮게 숨을 들이쉬었다. 무엇인지 몰라도 꽤나 어려운 말일 테지. 그리고 이 상황에서조차 꼭 해야만 하는 말일 테고. 머뭇머뭇하는 에드워드에게 내가 짐짓 장난스러운 짜증을 담아 그에게 말했다.  

" 에드워드, 당장 말하지 않으면 이런 몸이라도 일으켜서 라이트 훅을 먹여줄 거야. " 

에드워드가 낮은 목소리로 웃었다.  

" 별거 아니야. " 

" 그럴리가. 정말 별게 아니라면 내가 이 상황인데 넌 말을 걸지 않았겠지.  알다시피, 내가 지금 손하나 까딱할수 없는 상태고 이렇게 길게 말하는 게 신기한 상태인 것을 누구보다 네가 잘 알고 있으니까. " 

나는 돌아가지 않는 고개를 억지로 그에게 고정했다. 이미 에드워드는 피아노 의자에서 완전히 몸을 돌려 어두운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를 띈 채로. 그것이 흡사 ' 벨라, 넌 정말 못말려'하고 말할때의 장난스러운 에드워드 같아서 가슴이 따뜻해져 와, 나는 그를 따라 웃어주었다. 

" 그리고 만약, 정말 별게 아니라면 내가 일어서자마자 네게 파워업한 주먹맛을 보여줄 거야." 

" 다행이군, 정말 별거라서." 

에드워드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내가 누워있는 침대로 다가와 내 옆에 누웠다. 매트리스의 부드러운 출렁임이 무거운 내 몸을 살짝 흔들리게 만들었다. 

" .....좋아. 사실, 네가 생각하기에 따라서 정말 별게 아니라고 생각할수도 있어. " 

" 그건 내가 듣고 나서 결정할게. 그러니까 이제 말해주지 않을래? "  

몸은 무거워져 왔고 며칠간의 고통은 이미 온 몸을 마비상태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ㅡ사람이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게 되면 막바지에는 그 고통을 느끼지도 못한다는 말이 사실이었던가 봐.ㅡ 오늘 아침, 정확히 13번째 기절후 깨어난 뒤에, 내 얼굴보다 더 새하얗게 질린 에드워드에게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말한 후부터 에드워드는 내 주위를 떠나지 않고 피아노만 쳐 댔다. 아마 피아노가 내가 누워있는 방에 있지 않았더라면 나는 드뷔시의 월광을 외울 만큼 듣지 않았겠지. 에드워드의 힘이라면 한 손으로도 피아노를 운반할수 있었겠지만, 지금 그에게 그럴 정신이 없다는 것은 거의 초죽음 상태인 나라도 알수 있었다. 

에드워드가 손가락만 뒤로 뻗어 다시 바로 옆에 있는 피아노 건반을 만지작거렸다. 한 손으로 치는 월광은 그가 방금까지도 집중하여 친 월광과는 다른 느낌이 났다. 장난스러운, 그러나 한편으론 진중한 느낌. 눈을 내리깔고 '도'와 '미'만을 반복하여 치던 그가 불현듯 고개를 들었다. 

" 좋아. " 

그가 희미하게 미소를 머금었으나 그 미소가 딱딱한 것쯤은 나도 알아챌수 있었다. 

" ........아파? " 

나도 모르게 픽 바람빠지는 웃음소리를 내뱉었다.  

" 진짜 그거 물으려고 나 부른 거야? " 

" 음..어떨거 같아? " 

" 진짜로 그랬으면 난 니가 내 파워업한 주먹맛을 보고 싶어한다고 생각할꺼야. " 

에드워드가 소리내어 웃었다. 낮은 그의 웃음소리에 내 마음도 부드러워졌다. 

" 진짜 네가 하고 싶었던 말을 해줘, 에드워드. 그 말 하려고 부른게 아니잖아." 

" ....사실은 그래. 하지만, 난 말하기가 두려워. " 

그가 고요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 또한 가만히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 눈맞춤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가, 정말 드물게 내 눈을 피하면서 낮은 한숨을 내뱉었다. 

" ..내가 걱정돼? " 

에드워드가 내 물음에 쿡쿡 웃음소리를 내뱉었다. 

" 그건 당연한거야, 벨라. 네가 얼마나 아픈지 나 또한 알고 있으니까.." 

" 에드워드, 내가 말한 건 그게 아니야. " 

나는, 내 말의 요지를 눈치채지 못한 그를 위하여 다시한번 말해주었다. 그의 눈빛이 달라졌다. 아마 그는 내가 그의 말을 눈치챘음을 안 모양이었다. 어떻게, 라고 그의 눈이 되물었다. 내가 이 끊어질 듯한 고통에서도 알아챌 수 있을 만큼 그의 온 몸에서 그 말을 수없이 내게 묻고 있었는데도, 내가 어떻게 알아챈지 모르는 것을 보면, 아마 그 또한 나만큼 끔찍한 밤을 지샌 모양이었다. 잠을 자지 못하는 육체, 오롯히 괴로워하는 나를 바라보며, 그렇게. 

" 에드워드. " 

" 잠깐만, 벨라. 나한테.. 잠시 시간을 줘. " 

에드워드가 내게서 멀어졌다. 그러나 내 몸을 그를 따라갈 만큼 힘이 들어가 있지 않았으므로, 눈으로 그를 쫓으며 입을 다물었다. 그에게도 생각할 시간이 있어야 할 것 같았다. 그것은 내게도 힘든 주제지만 그만큼은 못했다. 하지만 한가지는 나도 알고 있었다. 그 주제에 대해 지금 당장 확실히 해두어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내가 그와 함께 살아갈 영원 속에서 그는 완벽하게 행복해질수 없을 것이었다.  

" 에드워드. " 

" 벨라, 벨라. 이건 너무 바보같은 짓이야. 너는.... " 

" 에드워드, 내말 들어봐. 나는, 지금도, 또 나중에도 절대로.. " 

나답지 않은 강압적인 말이었기 때문에 놀란 에드워드가 잠시 말을 멈춘 사이에, 나는 지금껏 담고 있었던 말을 빠르게 내뱉었다. 

" 후회하지 않을 거야, 절대로. "  

그것은 나의 진심이었고, 지금만은 정말 바보같은,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그가 완전히 나의 진심을 느꼈으면 하는 바램을 담아 내뱉은 말이었다.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나는, 그와 눈을 맞추려고 애썼지만, 그는 결코 나에게 시선을 맞춰주지 않았다. 

" .....그건 모르는 일이지, 벨라. " 

그가 삐딱하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 네가 나중에라도 이 저주받은 몸에 후회하게 된다면....... " 

그가 다시 피아노 앞에 앉으며 건반을 눌렀다. '도','레','미'가 순서대로 음을 내뱉었다. 

"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게 될 테지. " 

내가 코웃음쳤다. 그가 나를 노려보는 것이 느껴졌지만, 내게 있어 그렇게 바보같은 말은 더없을 것이었으므로, 나는 마음껏 비웃듯 웃었다. 이건 정말, 그가 나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않는 것이거나 혹은 아니면....... 나는 웃음을 멈추었다. 갑자기 웃음을 멈춘 나를 이상하다는 듯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나는 고요하게 그와 시선을 맞추었다. 

" ......에드워드. " 

이제 거의 새로운 육체로 태어난 나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 내가 정말 그러리라고 생각해? " 

대답이 없었으므로, 그리고 또한 나도 대답을 기대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말을 계속했다. 

" 진심이 아니라는거 알아. 그리고 다시한번 말하지만, 난 후회하지 않을 거고. " 

" .............. " 

" 너 없이 내가 행복해지리라고 생각해? " 

에드워드가 피아노 의자에서 일어섰다. 침대에 앉아 차가운 손으로 내 머리칼을 쓰다듬어주는 것을 느끼며 잠시동안 침묵을 즐겼다. 그가 중얼거렸다. 

" 그건 모르겠지만, 너 없이 내가 행복하지 않다는 건 알아. " 

" 못말리겠네, 에드워드. " 

체념했다는 듯한 내 말에 그가 내 허리를 끌어안고 낮게 웃었다.

" 사실은 아직도 내 선택에 후회가 돼, 벨라. 네가 아무리 원했더라도, 네 선택대로 해주지 않았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 

" ..설사 더 좋은 결과가 나왔더라도, 나는 행복해지지 않았겠지. " 

내가 심술궂게 말하자, 그가 내 허리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았다. 

" 그건 모르는 일이지. " 

끝에 꼭 이런 얄미운 한마디를 덧붙이고서. 

" 그럼 어쩔수 없네. " 

내가, 그에게 잡혀 있지 않는 오른쪽 손으로 고개를 돌렸다. 사실, 조금 전부터 내 몸에 조금씩 힘이 들어오고 있었지만 굳이 그에게 말하지는 않았다. 천천히 편 손을 주먹쥐어 보았다. 몸도 점차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손을 들어 그의 등을 천천히 어루만지자, 그가 움찔하며 고개를 들었다. 

" 앞으로 내가 얼마나 행복해질까를, 직접 증명해주는 수밖에. " 

나는, 최대한 그에게 매혹적으로 보이기를 바라면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침대 앞에 놓여진 커다란 전신거울에 내 모습이 비췄다. 흰 얼굴, 긴 머리칼, 그리고 이게 정말 나야-? 할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가 희미한 미소를 짓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END 

  

 

작품설명 : 뱀파이어가 되기 사흘의 마지막 날, 되기 직전의 벨라와 에드워드를 상상해서 써봤어요; 미흡한 글솜씨지만 당첨됬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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