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둑 투둑'
새벽부터 계속 된 빗소리는 나를 결국 침대에서 일어나게 만들었다
열번 쯤 잠에서 깨어 열 한번 쯤 뒤척대며 밤새 잠을 자지 못했다
아무리 들어도 빗소리는 익숙해지지 않는다.
어디선가 낭만적이게 연출된 비도 나에게는 그저 시끄러운 방해꾼일 뿐이다.
언제쯤 이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커튼을 걷고 밖을 쳐다 보았다. 오늘은 바쁜 하루가 될 것 같으니
사라에게 연락해서 일찍 나오라고 해야곘다.
이제 그만 나갈 준비를 하려는데 창고 앞에 쓰러져 있는 사람을 발견하곤
담요를 들고 밖으로 나섰다.
" 이봐요 괜찮아요? "
죽은게 아닐까..? 우선 담요를 덮으로 그에게 다가가는데 그가 얼굴을 들었다.
얼마나 비를 맞았는지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있었고, 입술을 새빨갛게 물들어있었다.
가까이 다가선 그에게선 냉기가 느껴져 나도 몰래 몸을 움찔대고 말았다
" 괜찮으세요? "
천천히 눈동자를 움직여 나를 바라 보았다. ..
순간 나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내 앞에 있는 존재가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너무 아름다웠다.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그의 모습에 괜히 내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 ......."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만 나의 눈을 계속 주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 우선 따뜻한 곳으로 들어가요, 여긴 너무 춥고 어두워요"
갑자기 그가 빙그레 웃었다. 아아...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이사람을 붙잡아 두고 싶었다.
어느샌가 지루했던 삶이 셀렘과 두근거림으로 물들어 졌다.
그에게 손을 내미는데 그가 내 손으로 잡고 물었다.
자신이 구원을 받는 중이냐고....
방에 들어와 난로에 불부터 붙이고 그에게 수건을 건넸다.
그의 몸을 부축하는데 그의 키는 너무나도 커서 내가 그에게 부축을 받는게 아닌가 싶었다.
집으로 들어오는데 바로 문 앞에서 그는 많이 망설였었다.
내가 괜찮다고 들어오라고 한 후에야 그는 겨우 겨우 집안으로 발걸음을 옮기었다.
그는 따뜻한 방안에 적응이 안되는지 흠칫거리며 몸을 떨었다.
내손으로 그를 닦아주고 싶었지만,그가 너무 부담스러워 할까봐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 따뜻한 커피라도 드릴까요? "
" 괜찮습니다 "
방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낯선 곳에 있는 듯 초조함을 숨기지 못한 그는
다른사람의 방에 처음 들어온 것 같았다. 금방이라도 떠나 버릴 그에 모습에 내가 더 불안해서
부담스러워 할 그를 알면서도 그의 팔을 잡아 난로 앞으로 잡아 끌었다.
그가 입고 있던 까만 정장은 모두 젖어서 그에게 달라붙어 있었고 난로 앞에 앉은 그에 몸에서는
하얀김이 나기 시작했다.
"그쪽이 입을 정도의 큰 옷이 없어서 여기 앉아 옷 을 말려하 하는 수밖에 없곘어요"
"네.. 감사합니다."
누군가와 말을 섞어 본적이 없는 사람 처럼 그는 불편하게 굴었다.
내가 그렇게 불편한가 싶어 자리를 피해 주려는 데 그의 손이 나의 팔을 잡아 자리에 다시 앉혔다.
이렇게 뜨겁게 난로를 피우고 있는데도 어째서 그는 계속 차가운 걸까
얼굴이 새하얗게 창백해 질만큼 추우면서 어째서 저 입술은 저렇게나 빨간것일까..
"제가 수건으로 머리 좀 말려드려도 괜찮으시겠어요?"
"네.. 감사합니다"
그는 딱히 거부를 하지 않았다. 나는 그의 손에서 수건을 가져와 그의 머리를 말리기 시작했다.
난로 앞에 앉아있는 그에 뒤에 무릎꿇고 앉아 그의 머리를 말리고 있는 나는
마치 그의 오랜 연인이 된 것 같이 굴었다. 그는 나의 이 못된 마음에 응해주기라도 한 듯
눈을 감고 나에게 머리를 맡기었다.
짧고도 긴 시간이 지나고 날이 개려는 듯이 밖에서는 새들이 지저귀고 있었다.
그의 머리가 다 마르고 그의 옷이 다 말랐음에도 불과하고 그의 안색은 여전히 창백했으며
그는 여전히 차가웠다. 그는 나의 눈을 뻔히 바라보곤 했다.
나는 그의 눈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눈이 뻑뻑해 질때까지 눈을 감지 않기도 했다.
" 비가 그치려나 봐요"
그의 모습은 찬란한 태양 밑에서 보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오늘은 볼 수 없는 태양이 원망스러워졌다.
"네..."
그는 내말에 얼른 창문을 쳐다보더니 안심이 된다는 표정으로 대답을 했다.
10시.. 사라는 이미 카폐에 도착해서 혼자 바쁘게 일하고 있겠지
이렇게 추운 날은 아침에 커피를 찾는 사람이 많아 무척 바쁘다
사라가 혼자 얼마나 고전할 지 알면서도 나는 선뜻 집을 나서지 못했다.
".. 실례가 많았습니다."
그는 머뭇거리더니 나에게 이별의 말을 건넸다
" 실례했습니다. 안녕히계세요."
- ㅎ-
흔한소재로 흔하지 않은 이야기를 만들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건설적인 비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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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도.. 많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