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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 (양장)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스노볼_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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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이라는 제목은 전혀 예측이 불가능하기에 스노우와 볼이 합쳐진 말인지에 대해 잠깐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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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은 추위로부터 벗어난 유일한 공간이다. 사람들은 이곳에 가기 위해 꿈꾸지만 스노볼에 들어가는 일은 쉽지 않다. 디렉터가 꿈인 전초밤 역시 스노볼을 꿈꾼다. 이런 그에게 유명 배우 해리를 대신하는게 어떤지에 대한 제안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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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2~73
"역시 스노볼에서의 삶이 훨씬 더 좋은 것 같아요, 그렇죠?"
(중략)
"그럼요, 스노볼에는 따뜻한 진통제와 부유한 마취제가 널려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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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4
"잘 자, 고해리."
남들이 보지 않을 때는 나를 해리라고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해리를 생각하면 자꾸 마음이 시큰해지니까. 하지만 뭐라 더 말할 힘이 남아 있지 않다. 드디어 쉴 수 있다는 안도감과 함께 무의식의 세계로 나를 내맡긴다. 오직 나로서 온전히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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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12
"너희 부모님은 왜 네 이름을 초여름 밤이라고 지으셨대?"
(중략)
초여름 밤의 신선함을 머금은 가로등 아래서, 장갑을 끼지 않은 맨 손으로 아빠의 손을 잡고 산책하던 그 냄새와 온도를 엄마는 잊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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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59
"너희 모두가 처음부터 고해리가 되기 위해 태어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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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70
우리가 사랑했던 소녀는 한 명의 사람이 아닌, 하나의 허상에 불과했다. 조여수는 그 허상을 부숴 버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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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29
내일의 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허상을 흉내 낼 필요도, 나의 존재를 숨길 필요도 없으며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었다. 내일의 다음 날도, 그 다음 날의 또 다음 날도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가슴 뛰게 했다.
자신의 부모님에게 돈을 꾸러 오는 아저씨의 부탁이 유원은 매번 부담스러웠고 그런 아빠를 둔 정현과 수현은 그를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이런 상황도 각자의 방식으로 이해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그들의 삶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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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진정한 '나'를 찾는 이야기라고 한 마디로 표현하고 싶다. 누군가의 삶을 살며 느끼는 새로운 감정에 설레기도 하지만 그녀를 대신한다는 건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녀가 꿈꾸던 삶을 사는 것 또한 마음편한 일은 아님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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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영화 한 편이 있다. 바로 영화 <설국열차>다. 특권층에 대한 이야기, 눈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 얼어붙은 바깥의 추위 등 두 작품이 묘하게 닮아있다.
영화와 책은 참 다르면서 비슷한 점이 많은 것 처럼 이 책과 영화의 느낌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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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 책을 더 온전히 즐길 수 있는 팁은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선을 놓지 않고 읽는 것이다. 그러면 숨가쁘게 살아가는 주인공의 감정에 더 몰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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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들 창비청소년문학 86
누카가 미오 지음, 서은혜 옮김 / 창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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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들]- 누카가 미오

이 소설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외톨이가 ‘히토히코’라 불리는 ‘히토코’ 혼자지만 책을 읽다보면 ‘후유키’ ‘오츠 가호’ ‘호리코시 아키히로’ 도 외톨이처럼 느껴진다.

‘히토코’는 금붕어 사건 이후로 누구와도 엮이고 싶지 않아 한다. 오직 ‘규 할머니’와만 소통한다. 이런 규 할머니의 죽음 이후 히토코는 슬픔을 처음 드러낸다. 항상 차갑고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이던 그녀가 슬픔을 표현하며 안절부절하는 모습은 송곳같던 그녀가 스스로 무너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은 규 할머니가 원하던 모습으로 변하는 계기가 되며 동시에 후유키와 가까워지게 된다.

누구나 아플 수 있다. 하지만 아픔을 표현하는 방식이 전부 다르다. 그러므로 치유하는 방식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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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유격수 소설의 첫 만남 12
스콧 니컬슨 지음, 노보듀스 그림, 송경아 옮김 / 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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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유격수] - 스콧 니컬슨


“자기 모습을 봐요”
데이나가 말했다.
가슴 깊이 맺힌 목소리였지만 그 말은 강했다.
“제대로, 오래오래 들여다보라고요” (p.82)

데이나는 관중에게 소리친다.
그들의 말 한마디로 어떤 결과가 벌어지는지
데이나의 말을 통해 사람들은 뒤늦게 깨닫는다.
뱀파이어 유격수인 주인공 ‘제리’를 향한 비난은
말의 무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든다.

지금 생각해보니
외국판 소설 우아한거짓말 같기도 하다.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내용만큼은 절대 가볍지 않은
소설 뱀파이어유격수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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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병자호란 - 하 - 격변하는 동아시아, 길 잃은 조선 만화 병자호란
정재홍 지음, 한명기 원작 / 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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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호란"은 역사 교과서뿐 아니라 문학 작품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배경이다.
그 이유는 병자호란이 기억할 수밖에 없는 과거이자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문학 작품 <박씨전>을 보면 청에 대한 분노를 박씨라는 허구적 인물을
통해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역사적 사실에 허구적 요소를
가미한 것에 불가하다.

 

반면 이 책은 병자호란의 전반적인 과정을 차근차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당시의 국제 상황을 바탕으로 인조의 행동이 올바른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고 당시의 국제 상황과 현재의 모습이 새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만든다.

 

병자호란은 우리 역사 속에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 중 하나임을 우리 스스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을 만화를 통해 살펴보게 되면 더욱더 잊지 말아야 할 모습임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만화로 풀었기 때문에 재미에 치중되었다고 느낄 수 있지만
재미보다는 사실성에 입각한 만화라 교육용으로도 적합하다고 생각된다. 

 

그동안 우리가 병자호란이라는 네 글자를 생각하면
"청에 패배하여 굴욕적인 사건을 겪은 일"을 떠올렸다면
만화 병자호란을 통해 그 과정을 살펴보고 새로운 정의를 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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