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벌어도 잘사는 여자의 습관
정은길 지음 / 다산북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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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참 많은 경제 관련 서적들이 있다.

대형 서점의 베스트 셀러를 살펴보면 언제나 경제 서적이 꼭 몇 권 이상은 포함되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도 모르게 새어나가는 돈을 막고 철저한 재산 관리를 통해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물론 이는 결코 우리나라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해외에서도 세계 유명 경제 학자 혹은 부자들의 노하우를 담은 책들이 쉴새없이 발간되고 있다.

그만큼 독자들의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인 불경기 속에서 경제 서적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건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르겠다.

가계 경제난을 타개해나가기 위해서 어떻게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매달리고 싶을테니까..

그리고 나 역시 그런 사람들의 일부가 되어 경제 관련 서적을 뒤적거리고 있다는 사실이 한편으론 씁쓸해진다.

 

 

시중에 나와있는 경제 서적들은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며 독자들을 유혹한다.

그러나 막상 책을 들춰보면 쉴새없이 쏟아지는 경제 용어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리기 일쑤이다.

도통 알아들을 수 없는 빼곡한 경제 용어들과 이율 계산법에 능통해야만 부자가 될 수 있는 걸까?

부자가 되는 가장 쉬운 방법을 알려줄 듯 유혹해놓고선 어려운 용어들을 들이미는 책을 볼 때면

일말의 배신감(?)을 느끼기도 한다.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적게 벌어도 잘사는 여자의 습관> 역시, 소비와 저축의 노하우를 알려주는 재테크 관련 서적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일반 경제 서적과는 달리 어려운 경제 용어가 전혀 들어가있지 않다.

그저 저자 자신이 알뜰살뜰하게 살아왔던 그간의 노하우를 친근하게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10대에 용돈만으로 7백만원을 모으고, 대학시절엔 아르바이트로 1천만원을 모았으며

7백만원을 들고 어학연수를 가서 고스란히 그 돈을 가지고 돌아오기까지 했다.

그리고 20대에 내 집마련에 성공하고, 결혼 후에도 28년짜리 아파트 대출금을 2년 6개월만에 모두 갚았다.

도대체 돈 관리를 어떻게 했길래 이런 기적같은 일이 가능했을까?

저자는 말한다. 흔들리지 않는 목표 설정과 최대한의 절약만이 답이라고.

 

 

책을 읽다보면 자신이 돈을 모으는 최종 목표를 늘 기억하며 알뜰살뜰하게 살림을 꾸려나가는 저자의 모습에 감탄하게 된다.

그녀의 뚜렷한 경제 관념과 목표 의식은 무서울 정도다. 

'첫째, 대출금 갚기/둘째, 인생 2막 도전을 위한 자금 마련/셋째, 그 도전에 앞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콕 찍어주는 이벤트를 위한 자금 마련'

위 세 가지 목표를 늘 염두해두고 소비 생활을 조절하며 생활재테크를 실천해나갔기에 빠른 기한 내에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었으리라.

그녀에게 있어 재테크란 그녀 자신의 인생 목표 실현을 위한 준비과정이기도 하다.

 

 

저자는 크게 자신의 결혼 전과 후를 나누어 자신의 노하우를 정리했다.

특히 사회 초년생에게 부담이 되는 품위 유지비를 절약하는 법은 내게 매우 흥미로웠다.

누구나 직장을 다니면 품위 유지비로 일정 금액을 소모하기 마련인데,

사회 초년생은 밑자본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당연히 이 비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직접 옷을 만들어 입거나 발로 뛰며 협찬업체를 구하러 다녔다.

그러나 이는 옷을 만드는 데 손재주가 있는 사람, 아나운서와 같이 직업적인 특수성을 가진 사람만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러면 우리와 같은 일반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비용을 줄이기 어려운 것일까? 아니다.

저자는 위와 같은 방법을 생각해냄과 동시에 다이어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품위 유지비 절감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다니!

다이어트라고 하면 건강 혹은 미용과 관련해서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를 생활 재테크의 일환으로 바라본 저자의 시선이 신선했다.

헬스장에 등록하거나 운동복을 사거나 다이어트 보조제를 먹거나.. 다이어트를 한답시고 드는 돈은 생각보다 많다.

그러나 그녀는 걷기를 생활화하고 다이어트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는 등의 방법으로 비용을 아꼈다.

꼭 필요할 때엔 헬스장에 등록해서 트레이너에게 조언을 구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흔히 옷걸이가 좋아야 옷도 살아난다고 하지 않던가?

저자는 다이어트로 몸매가 좋아지고나니 집에 있는 어떤 옷이든 잘 어울리게 되어 옷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여자들이라면 이 부분에 크게 공감할 수 있으리라.

 

결혼 후의 살림 방법에서도 재미있는 노하우가 많았다. 

연애시절 데이트 통장의 연장선으로 결혼 후에도 통장 결혼식을 한다던지, 냉장고에 포스트잇 세장을 붙여 식료품을 관리한다던지 등등

작지만 생활 속에서 유용하게 쓰일 정보들이 가득해서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물론 저자가 꼼꼼하게 절약을 실천하고는 있지만 그녀 혼자만으로는 2년 만에 아파트 대출금을 모두 갚고 진짜 내 집을 장만하는 쾌거는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이는 모두 남편의 적극적인 협조와 공동 목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결혼 전부터 미래를 계획하고 차근차근 서로의 생활과 소비에 대한 조율이 있었기에 이 부부는 지금의 행복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이다.

다시 한번 강력한 목표 의식의 필요성을 실감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어떤 것을 우선순위로 두느냐에 따라 자기에게 맞는 소비 패턴이나 저축 패턴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근검 절약함으로써 누리지 못한 것들보다 대출금을 다 갚는 것이 더 우선순위였기에

많은 것을 포기하는 동안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었고 최종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 성취감과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포기해야만 했던 것들에 좀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에게는 절약하는 과정이 썩 즐겁거나 행복하지는 않을 것이다.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것들을-이를테면 여행이라던가 소소한 취미- 많은 부분 포기하고 대체하면서까지

검소한 생활을 유지하는 저자의 모습은 대단하게 여겨지면서도 한편으론 이렇게까지 해야할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어차피 돈은 삶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고 행복해지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일정 부분 아낄 것은 아끼고 누릴 것은 누려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미리 노후 자금을 준비하는 저자의 태도는 매우 타당한 것이지만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도 있다.

절대적인 목표와 우선순위를 두되, 선호하는 일에는 돈을 조금 더 투자하고 다른 부분에서 소비를 줄이면 되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건 개개인의 삶에서 어떤 것을 우선으로 두느냐의 문제일 뿐 어느 의견이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인생은 결코 짧은 것이 아니니까 좀 더 넓게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눈은 필요하다.

저자가 누누이 이야기했듯 목표를 정하고 늘 기억하며, 그 안에서 자기에게 맞는 재테크 요령을 터득하는 것이 중요할 듯 싶다.

이야기했듯 목표를 정하고 늘 기억하며, 그 안에서 자기에게 맞는 재테크 요령을 터득하는 것이 중요할 듯 싶다.

 

 

 

본 서평은 출판사 다산북스의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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