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2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2
초(정솔) 글.그림 / 북폴리오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필자가 매 주 새로운 웹툰을 기다리기 시작한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인터넷 상에 만화가 웹툰의 형태로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능력은 있지만 기회가 없었던 많은 작가들이 대량 발굴되기 시작했고

대중들도 쉽게 만화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독자들이 댓글로 작품에 대한 평을 달면서, 작가와 독자들의 거리도 줄어들고

작가들 역시 바로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비록 필자는 웹툰에 눈을 뜬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즐겨찾는 웹툰을 매 주 꼭꼭 챙겨볼 정도로 웹툰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그 중에서도 네이버 웹툰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는

매번 뭉클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어

필자가 좋아하는 웹툰으로 꼭 꼽는 작품이다.

그런 작품이 벌써 책으로 1, 2편이나 나왔다니!

웹툰을 사랑하는 독자로서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

 

이 책은 웹툰의 이야기들을 그대로 책으로 묶어 출간한 것으로,

중간 중간 작가의 말이 에세이처럼 좀 더 삽입되어 있다.

 이미 웹툰으로 한 번 본 이야기들이건만,

책을 읽는 내내 또 한번 진한 여운과 감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이 이야기는 한 마리의 늙은 개와 또 한 마리의 어린 고양이의 이야기이다.

-물론 잠시 작가에게 맡겨진 탁묘 뾰롱이도 등장해서 독자들을 즐겁게 한다.♡-

 

작가가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해온 반려견 낭낙이는

이제 눈도 잘 보이지 않고 털 빛깔도 회색으로 물들었다.

한편 반려묘 순대는 선천적으로 각막백반이라는 병을 안고 태어나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로,

눈 속에 마치 뿌연 은하가 들어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고양이이다.

 

작가는 낭낙이와 순대를 위해서 자신의 첫 작품으로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를 집필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반려동물이 인간보다 수명이 짧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고

그렇기에 반려동물이 이제 더 이상 곁에 없을 때에도

그들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이 다른 동물들을 키우게 되더라도, 자신이 나이 든 할머니가 되었을 때에도,

낭낙이와 순대를 떠올릴 때에는 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반려동물이 준 사랑과 추억들을 오랫동안 가슴 속에 간직하고 싶은 것이다.

 

세상에는 쉽게 정을 주는 사람이 있고,

그렇게 한없이 사랑을 주던 대상을 한 순간에 놓아버리는 사람도 있다.

순간의 감정 만으로 상대를 대하는 행동은

사람 간의 관계에서도, 그리고 반려동물에게도 정말 해서는 안될 짓이다.

 

어린 동물의 귀여움을 사랑해서 그들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예뻐하면서 기르다가

반려동물이 어느덧 몸이 자라고, 병이 들고,

예전과 같은 모습을 잃었다고 길 거리에 버리는 사람들.

반려동물은 자신의 허영심으로 취했다 버렸다 할 물건이 아니다.

그러나 아직 세상에는 이를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반려동물과 주인 사이에 깊은 교감과 사랑이 가능할 때에야,

그들은 진정한 가족으로 묶일 수 있게 된다.

늙어서 모습이 추해졌다고, 혹은 신체 일부가 불편하다고 가족들을 함부로 버리는 사람이 있을까?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은 그들을 가족으로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을 때라야 가능한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건 주인 자신에게도, 동물에게도 불행한 일이 될 수 밖에 없다.

 

더 불행한 건, 주인이 자신을 버렸다는 걸 알면서도

동물은 계속 주인의 사랑을 갈구하고 그리워한다는 사실이다.

한 생명이 온전히 자신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생각을 왜 못하는 걸까? 

반려동물을 '선택'한 그때, 그들은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오롯이 주인에게 종속된다.

인간인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있을지 몰라도 동물인 그들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이는 반려동물로 받아들여지는 순간에도, 그리고 버려지는 순간에도 마찬가지이다.

 

반려동물에게는 주인이 그의 온 세상이고 전부이다.

온 마음을 다해서 주인을 바라보고 사랑하기에,

때로는 투정도 부리고 애교도 부리면서 1분 1초라도 주인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고양이의 경우 외로움도 잘 타지 않고, 주인에 대한 애정도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고양이도 주인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고, 자신의 주인을 몹시 아끼며 사랑한다.

살갑게 꼬리를 흔들며 주인을 맞이하는 개와는 달리,

고양이는 다른 방식으로 주인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한다.

그저 애정 표현의 방식이 다른 것 뿐이다.

 

개든, 고양이든, 혹은 다른 그 어떤 반려동물이든 주인을 사랑하는 마음은 모두 같다.

그렇기에 주인을 잃었을 때의 상실감도 크고, 반대로 주인의 관심을 받았을 때의 기쁨도 크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관심을 받고 싶고,내 생활을 그와 공유하고 싶고,

그 사람에 대해 알고 싶듯이 반려동물도 마찬가지로 주인에게 그런 감정을 느낀다.

그렇기에 같이 놀자고 주인 곁에 딱 붙어있기도 하고, 쫑알쫑알 옆에서 이야기하기도 하고,

때로는 뭔가를 해보겠답시고 사고를 치기도 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많은 반려동물이 있고 이들을 정말 아끼고 사랑하는 주인들도 많다.

나는 길 고양이들에게 조금씩 먹이를 가져다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동물학대에 반발하고 이들을 보호하려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리고 이 책의 작가 초(정솔)님을 보면서,

동물학대에 대한 어두운 소식들 속에서도 조금의 희망을 엿보곤 한다.

 

이 책의 작가는 동물과의 교감이 무엇인지,

그들을 진정으로 위하고 사랑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라 생각된다.

그렇기에 진정어린 이야기들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위로를 주고,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줄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를 이루는 따뜻한 기운들은

동물을 사랑하는 작가의 진심이 담긴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평생토록 낭낙이와 순대를 기억하며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게 될 만화가 초님.

낭낙이, 순대와 함께 오랫동안 행복한 이야기를 많이 만드시길 바라며,

더불어 그녀처럼 동물을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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