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네 개의 서명 (양장) - 1892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아서 코난 도일, 공경희 / 더스토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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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필자의 마음 속에 쌍벽을 이루었던 추리소설의 대가가 있었다. 한 사람은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이고, 나머지 하나는 바로 아서 코난 도일 경이다. 천재적인 명탐정과 자신을 교활하게 감추는 범인 사이의 싸움은 늘 흥미진진했다. 특히 셜록 홈즈 시리즈는 자신만의 세계에 살고 있는 듯한 셜록과 그런 친구마저 포용할 수 있는 따뜻함을 지닌 왓슨의 케미가 돋보인다. 지금까지 전세계에 수많은 셜로키언들을 양산해낼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작품은 왓슨의 회고록 형식을 띄고 있다. 왓슨의 입장에서 작품이 서술되었기 때문에 그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셜록의 모습과 사건 묘사는 재미있는 포인트가 된다. 셜록과 함께 발로 뛰며 수사에 참여했던 왓슨이지만 그도 평범한 사람이기에 셜록의 추리력과 사건 해결 능력에 늘 깜짝 놀라곤 한다. 그뿐 아니라 셜록의 거만함에 왓슨이 투덜거리는 모습은 큰 웃음을 자아낸다. 그들의 친밀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작품에서는 초반에 셜록의 추리학을 하나의 챕터를 할애해 설명하고 있다. 그의 추리학은 꽤나 논리정연하고 설득력있다. 미스터리로 남아있던 모든 단서들이 마지막에 이르러 퍼즐을 완성하듯 딱딱 맞아떨어지는 쾌감! 그것이 추리소설의 묘미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름의 논리를 세우고 서사와 사건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논리 정연함을 설록의 추리학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셜록이라는 인물을 통해 전달되는 이 원리는 작가가 어떻게 추리소설의 아버지라는 자리에 오르게 되었는지를 설명해주는 듯 하다.





<네 개의 서명>은 10년 전 인도에서 돌아온 메리의 부친 모르스탄 대위의 실종 사건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정기적으로 오는 귀한 진주알, 아버지가 소중히 간직한 쪽지에 담긴 네 개의 서명까지, 이 미스터리한 사건을 의뢰받은 셜록의 발 빠른 움직임이 전개된다.

작품에서 재미있는 점은 모두가 혼란스럽고 두려워하는 상황에서도 셜록은 이성적이고 냉철한 감각으로 사건을 관찰한다는 것이다. 살인을 벌인 범인의 동선을 파악할 뿐만 아니라 사건의 동기, 범인이 미래에 벌일 행동까지 추리하는 그의 모습은 완벽한 명탐정 그 이상이다.






더스토리의 <네 개의 서명>은 원작의 삽화를 그대로 실었을 뿐 아니라 완역본으로 가치를 더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단정한 번역이 읽기에 편안함을 주었고 다소 거친 표현들은 순화시켜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었다. 이 작품의 상당 부분은 인도를 배경으로 서술되는데, 작품이 발표되었던 19세기 서구권에서 이국적인 인도의 신비로운 이야기는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왔으리라 생각된다. 


한국인들에게도 낯선 인도의 모습과 서양사의 단면들은 각주로 처리되어 가독성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었다. 이러한 배려들이 책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기여한 듯 하다.





이렇게 다시 만난 셜록 홈즈 시리즈는 아서 코난 도일이라는 거장의 명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셜록과 왓슨 박사의 박진감 넘치는 활약상은 오랜만에 흥미진진한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이번 독서는 아름다운 초판본의 표지 커버로 다시 만나볼 수 있어 더 뜻깊은 시간이었다. 시리즈로 모아 책장을 장식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 이 글은 컬처블룸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작성한 지극히 개인적이고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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