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태도 - 삶과 스타일, 글쓰기의 모든 것
백정우 지음 / 한티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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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고 싶은데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거나 지속해나갈 힘을 얻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권한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저자가 마감 기한과 정해진 분량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쨌든 꾸역꾸역 쓰는 행위를 지속해나가는 것이었다. 저자의 글쓰기에 대한 태도가 삶을 대할 때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와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글을 쓰는 법 그리고 인생을 사는 법에 뭔가 대단하거나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이 아니라 꾸역꾸역 해나가는 것이라는 점이 마음에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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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운명 2 창비세계문학 99
바실리 그로스만 지음, 최선 옮김 / 창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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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믿을 수 없고 누군가와 마음을 나눈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불가능한 시대에서 나는 살아낼 수 있을까. 가족도 친구도 동료도 이웃도 믿을 수 없고 끊임없이 검열하게 만드는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냈을까. 본인도 결국 문제를 문제라고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모순적인 사람이라 다른 사람을 마냥 탓할 수도 없고 국가를 탓할 수도 없으니•••.

전쟁이 굶주림과 추위로 몸이 죽어가는 것이라면 파시즘은 자칫 자신을 드러내면 언제든지 죽임을 당하거나 내쳐질 수도 있다는 공포로 마음을 죽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 외로웠을 것 같다.



“난 노동자-농민 국가가 귀족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관료주의를 보지 않소. 하지만 전쟁 전 노동자인 내가 왜 강제노동을 해야 했을까? 도무지 알 수 없더군. 왜 내게 창고에서 감자 고르는 일을 시키는지, 혹은 거리를 청소하게 하는지 말이오. 난 그저 계급적 관점에서 수뇌부를 좀 비판했을 뿐인데ㅡ그들은 정말 호화롭게 살았거든ㅡ곧장 내 목을 조르는 거요. 내가 보기엔 결국 그것, 노동자가 자신의 국가 안에서 고통을 당하는 상황이 관료주의이고, 그 속에 관료주의의 가장 중요한 이유가 있는 것 같소.”


갖가지 사건들이 일어났고, 일어났고, 또 일어났다. 끄리모프는 동지들을, 그들에게 죄가 없음을 확신하면서도 제대로 변호하지 않았다. 때로는 침묵했고, 때로는 들리지 않게 나직한 소리로 중얼거렸고, 때로는 더 나쁜 짓도 했다. 침묵하거나 들리지 않게 나직한 소리로 중얼거리는 것보다 더 나쁜 짓이었다. 당 지역위원회에서, 당 시위원회에서, 당 주위원회에서 그를 호출했고, 가끔은 보안부에서 그를 호출했다. 그러고는 그에게 그의 지인들, 당원들에 대해 물었다. 그는 한번도 동지들을 모함하지 않았고, 죄 없는 이에게 죄를 뒤집어씌우지도 않았으며, 밀고나 성명을 쓰지도 않았다••••• 그저 자기 친구들을, 볼셰비끼들을, 제대로 방어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제 그는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파시즘의 시대에 인간으로 남고자 하는 인간에게는 목숨을 부지하는 삶보다 더 쉬운 것이 죽음이라는 것을.

출판사 서평 이벤트를 통해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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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 워크 저널 - 내 안에 숨겨진 무한한 가능성을 찾는 여정
카일라 샤힌 지음, 제효영 옮김 / 푸른숲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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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라는 개념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그림자를 탐구해 봐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나의 그림자는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 책에는 그림자를 탐구할 수 있게 돕는 59가지의 길잡이 질문이 제시되어 있다. 일기 쓰듯이 질문에 대한 답을 채워나가다 보면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가 통합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책에 적기 아까워서 노트에 따로 적었는데 그림자 탐구 전용 노트를 만들어서 5년 주기로 한 번씩 해보면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길잡이 질문 중 상담할 때 학생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은 직접 사용해 봐야겠다. ’나의 숨은 그림자 찾기‘ 질문을 상담 시작 전에 해봐도 좋겠다.


자신의 그림자를 직시하는 법을 배우지 않는 한 다른 사람에게 계속 그 그림자를 보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신 밖의 세상은 당신 안의 세상을 반영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 카를 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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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너무 낯선 나 - 정신건강의학이 포착하지 못한 복잡한 인간성에 대하여
레이첼 아비브 지음, 김유경 옮김 / 타인의사유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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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이 포착하지 못하는 복잡한 인간성에 대하여”, “왜 어떤 사람은 정신질환을 앓고도 회복되는 데 반해 어떤 사람은 이를 마치 자신의 ’커리어‘인 양 지니고 살아가는가?”, “인간의 고유한 경험과 의학적 진단 사이에서 납작해지다 못해 ‘지워진’ 이야기들을 추적한”이라는 책 소개를 읽고 ‘이거다!’ 싶어서 읽었다. 궁금했던 주제였다.

저자는 거식증, 우울증, 조현병, 산후 우울증, 조울증, 경계선 인격 장애를 경험한 사람이 쓴 회고록과 일기, 주변 사람들을 인터뷰한 것을 정리하고 기록했다. 6살 때 거식증을 경험한 저자인 레이첼 아비브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레이첼은 인간은 단순히 진단명만으로 이해할 수도 이해해서도 안되는 ‘입체적 존재’라는 것을 강조한다.

놀라운 것은 이들 모두가 회고록이든 일기든 기록을 많이 해뒀다는 것이다.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성일까 우연일까. 이들의 기록 그리고 레이첼의 책 집필은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으로 느껴졌다. 똑똑한 부모, 판단하지 않는 애인 또는 친구, 사려 깊은 의사를 만난다면 이 지난한 과정을 단축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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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운명 1 창비세계문학 98
바실리 그로스만 지음, 최선 옮김 / 창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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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실리 세묘노비치 그로스만(1905~1964). 1권을 다 읽고 나서 저자 소개를 읽어보니 소설 속 인물들이 더 생생하게 느껴진다. 작가가 겪거나 보고 들은 것들이 소설에 많이 반영되어 있는 것 같다. 전쟁으로 인해 사람들이 겪어야만 했던 수많은 종류의 우울과 무기력의 밑바닥을 여러 인물들을 통해 그대로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았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에 거의 다 ‘꼬’가 들어가서(웃음) 누가 누군지 헷갈려서 초반에는 애를 좀 먹었다. 장마다 초점 된 인물이 다르고 등장인물이 많아서 단편소설을 읽는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읽다 보니 이 부분은 적응이 돼서 점점 재미가 붙었다. 2권이 기대된다. 미하일 시도로비치 모스똡스꼬이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 부디 자유에 이르기를.


아바르추끄는 한숨을 푹 내쉰 뒤 말했다. “이봐, 수용소의 우울에 대해 누가 글을 좀 써야 돼. 어떤 우울은 내리누르고, 어떤 우울은 달려들고, 어떤 우울은 숨통을 조이지. 그리고 정말 특별한 우울이 있어. 누르지도 달려들지도 조이지도 않고, 대양의 압력이 해저 괴물을 찢어버리듯 그저 속에서 사람을 찢어버리는 우울 말이야.”


인간의 자유를 향한 본성적 갈망은 근절할 수 없다. 그것을 억누를 수는 있어도 말살할 수는 없다. 전체주의는 폭력을 거부하지 못한다. 폭력을 포기하면 전체주의는 파멸한다. 영원한, 중단 없는, 직접적인 것이든 가면을 쓴 얼굴에서 나오는 것이든 초강도 폭력이 전체주의의 근간이다. 인간은 자발적으로 자유를 포기하지 않는다. 이 결론 속에 우리 시대의 빛, 미래의 빛이 있다.

출판사 서평 이벤트를 통해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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