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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일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보급판, 백범 김구 자서전
김구 지음, 도진순 주해 / 돌베개 / 2002년 8월
평점 :
심히 마음을 무겁게 해주는 책이었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제 강점기의 상황에서 나라만을 생각하는 사람의 모습을 통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는 이야기가 있다. 나라를 빼앗기고 민족의 생존이 위태로워지자 그때서야 나라 안팎에는 많은 영웅들이 존재하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백범 김구는 그 표상이라 할만하다. 나는 이 책을 읽는 시종 급하게 읽고, 또 읽는 동안 격한 마음을 가지고 읽었다. 백범의 삶은 파란만장한 역경과 고난으로 점철된 길이었다. 또 그것이 젊어서부터 조국이 해방되고 자신이 암살자의 손에 죽게 될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항시 단 한가지만을 생각하며 살아왔기에 그의 인생에 숙연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고난은 사람을 강하게 한다고 하는데, 계속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난과 역경을 굽힘없이 자신의 소신대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 책은 어려서부터 익숙하게 들어오던 것이다. 그러나 정작 읽은 것은 근래 스무 살의 가운데 오게 되서야 읽어보게 되었다. 고리타분한 정형적인 영웅의 일대기, 그러한 것이라 믿고 이제야 보게 된 이 책은 겉잡을 수 없는 격한 흥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마치 어린아이가 영웅의 일대기에 심취하는 듯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음씨 좋은 조금은 못생긴 옆집 아저씨 같은 분이 그러한 큰 사랑을 간직하고, 그러한 큰 고난을 이겨낸 사람이라니... 책을 읽으며 등에 소름이 돋고, 마음이 가슴속 깊이 가라앉는 경험을 선사받을 수 있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을 표현하기가 어렵다. 내가 무식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이 책을 통해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것을 느끼게 되어서라 생각한다. 말이나, 글, 행동을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자신의 인생을 통해서 자기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진정한 영웅을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이 제격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