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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 범우문고 90
이상 지음 / 범우사 / 199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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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이상은 그리 많지 않은 분량의 글만을 세상에 남겼다고 한다. 그런 많지 않은 글조차도 형이상학적이고, 자기 주관적인 신비한 글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어떤 평론가가 말하기로 이상의 글은 그것이 특징이라 한다. 또한 수필은 그의 글 중에서는 평범한 정상적 인간으로서 쓰여졌다고 한다. 확실히 그렇게 생각된다. 무엇을 써놓았는지 이해  되지 않는 시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모를 소설들, 그것에 비하면 수필은 그의 생각을 느낄 수 있는 얼마 않되는 글이다. 그러나 그러한 수필조차 다른 이들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다른 이들의 수필이 가볍고 명료한 되지 않는 묘사를 하자면 비가 온 후의 맑은 날 같은 느낌이라면 이상의 수필은 비가 올 것처럼 흐리고, 바람 부는 날 같은 느낌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기분이 든다. 수필은 대개 자신의 이야기와 감상을 적는다. 이상의 수필 또한 그러하다. 이상의 수필은 그 자신의 생활과 감상을 잘 말해준다. 황폐와 권태, 회의적인 것이 다분히 들어있다. 그나마 멀쩡한 정신으로 쓰여졌다는 수필조차도 그의 암울함이 적지 않게 들어있다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무엇이 그를 그토록 만들었을까. 그의 상태는 대략적이나마 들었지만 단지 그것 때문 만일까. 이 수필은 천재 광인의 광인이 되기 전 자신의 자의식을 유서처럼 남겨놓은 듯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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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범우문고 39
헤르만 헤세 지음 / 범우사 / 198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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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글은 데미안에 이어 이번 방랑이라는 제목의 단편소설집이 전부이다. 이 책을 고를 때는 데미안에서처럼 젊은이의 고난과 방황을 생각했는데, 예상과는 조금 다른 감상을 느낄 수 있었다. 데미안에서는 작가가 지어낸 한 청년이 어렸을 때부터 자라며 겪게되는 사건과 고난, 사념이 나타나있었는데, 이 책 방황에서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기보다 작가가 자신의 속내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보다는 조금 독특한 삶을 살아오면서 그 속에서 경험하고 느꼈던 일에 대한 하나의 회상을 정리한 듯한, 마치 짧은 단상을 적은 것 같은 글들이다. 자신의 삶 속에 많은 갈등과 고난을 작가 특유의 감정을 덤덤하게 나타낸 글을 보며 내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방랑자가 나온다. 평온한 조금은 식상하지만 소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현실을 뛰쳐나가 자신만의 환희를 얻고자하는 그러면서도 평온한 향수를 그리워하며 괴로워하는 그런 방랑자가 나온다. 외롭고 고된 생활에도 불구하고, 안락과 소박한 기쁨을 박차고 나가기를 원하는 일반 우리의 모습을 그려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앞부분은 작가의 혼란과 선택을 이야기하고 있다면 중반부에서는 자신의 격정과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 후반부에서는 진정한 안락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방황 이 책은 그의 단편 몇 개를 모아놓은 책이다. 여기에 모아 놓은 이야기들은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것도 아니고 많이 읽힌 글도 아니다. 하지만 단편이기에 그의 생각이 더욱 잘 나타나있다. 그의 아름다운 언어로 쓰여진 방황과 향수와 고난, 사랑을 절실히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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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범우문고 54
헤밍웨이 지음, 김회진 옮김 / 범우사 / 198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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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익히 들어온 작품이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미 여러 번 보았기에 그 내용을 대략적이나마 알고있는 글이다. 그러나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으면서도 작품 자체를 통하지 않고 알고 있는 것이기에 실제 작품과는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내가 알고 있는 노인과 바다는 나이든 어부가 바다에 나가 월척을 잡으며 다시 돌아오게 되면서 겪는 고난의 이야기이다. 이 책을 통해 읽은 것도 알고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글에서는 노인의 심경, 상황을 더 세세히 느낄 수 있었다.
노인은 어부이다. 그것도 나이가 많고 노쇠한 젊었을 때는 장사라고도 불리었던 과거를 회상하는 늙은이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는 현재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아니 현재에 충실하고, 자신의 의무에 매진한다.
명포수는 짐승들과 소통한다고 한다. 이 말은 자연과 하나된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노인은 자신과 싸우는 고기와 소통한다. 아니 고기뿐만 아니라 바다에 있는 모든 것과 교류한다. 마치 동양의 자연과의 일치라는 도를 펼치는 듯한, 그러한 도를 자신의 삶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노인은 단순하고 무식할지 모르지만 그의 의지와 열정은 젊은이를 능가한다. 이 이야기가 꾸며진 것이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다만 우리가 현재 생활에 짜들어간다고 느낄 때 이 글은 삶에 대한 의자와 열정을 되살려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것도 나이 많은 노인을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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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일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보급판, 백범 김구 자서전
김구 지음, 도진순 주해 / 돌베개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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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히 마음을 무겁게 해주는 책이었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제 강점기의 상황에서 나라만을 생각하는 사람의 모습을 통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는 이야기가 있다. 나라를 빼앗기고 민족의 생존이 위태로워지자 그때서야 나라 안팎에는 많은 영웅들이 존재하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백범 김구는 그 표상이라 할만하다. 나는 이 책을 읽는 시종 급하게 읽고, 또 읽는 동안 격한 마음을 가지고 읽었다. 백범의 삶은 파란만장한 역경과 고난으로 점철된 길이었다. 또 그것이 젊어서부터 조국이 해방되고 자신이 암살자의 손에 죽게 될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항시 단 한가지만을 생각하며 살아왔기에 그의 인생에 숙연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고난은 사람을 강하게 한다고 하는데, 계속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난과 역경을 굽힘없이 자신의 소신대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 책은 어려서부터 익숙하게 들어오던 것이다. 그러나 정작 읽은 것은 근래 스무 살의 가운데 오게 되서야 읽어보게 되었다. 고리타분한 정형적인 영웅의 일대기, 그러한 것이라 믿고 이제야 보게 된 이 책은 겉잡을 수 없는 격한 흥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마치 어린아이가 영웅의 일대기에 심취하는 듯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음씨 좋은 조금은 못생긴 옆집 아저씨 같은 분이 그러한 큰 사랑을 간직하고, 그러한 큰 고난을 이겨낸 사람이라니... 책을 읽으며 등에 소름이 돋고, 마음이 가슴속 깊이 가라앉는 경험을 선사받을 수 있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을 표현하기가 어렵다. 내가 무식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이 책을 통해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것을 느끼게 되어서라 생각한다. 말이나, 글, 행동을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자신의 인생을 통해서 자기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진정한 영웅을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이 제격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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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컨 수상록 범우문고 147
베이컨 지음 / 범우사 / 199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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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에서 누군가 베이컨을 평하기를 가장 현명하면서 동시에 가장 세속적이라는 평가를 한 것을 보았다. 이 말 뜻을 책을 읽으며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사상 아니 생각은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의 생각부터가 실생활에 접목 가능하고 또한 실생활을 통해 느낀 것이기에 다른 철학자나 사상들과는 다르게 관념적이거나 이상적인 부분이 적다. 그렇기에 그가 이러한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베이컨은 권력욕과 명예욕이 상당한 인물이었다고 한다. 물론 그렇다고 그가 단순이 그런 것에만 집착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생각을 이루기 위해서 그에 맞는 높은 직책과 권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또 그러한 것을 얻고자 노력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의 책은 조금은 속물적인 부분이 없지 않지만, 허구적 궤변은 아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욕심은 필수라 생각한다. 지식, 명예, 부, 사랑 그러한 욕심이 탐욕이 아닐 수만 있다면 욕심이라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닐 것이고, 그것 없이는 세상은 발전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정당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세상을 즐겁게 살아가기를 원하는 것, 그것이 베이컨이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올바른 마음으로 세상을 욕심 것 살고 싶다면 그의 글은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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