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인생론 범우문고 7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범우사 / 198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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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현재의 나이가 될 때까지 몇 권의 책을 읽었지만, 톨스토이의 책을 읽어본 적은 없었다. 단지 러시아가 낳은 세계적 대문호라는 정도. 나에겐 너무나 동떨어지게 느껴지는 러시아. 그리고 그 특유의 문체(그중에서도 이름이 너무 길다) 그러한 것들에서 느끼는 거부감 같은 것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거부감 한편에는 한번쯤은 봐야지 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던 중 그의 인생관이 담겨있을 법한 제목의 이 책을 보게 되었다.

그는 인간의 행복의 추구를 위해 인생을 산다고 하였다. 그는 인간은 동물적 특성과 이성을 동시에 지닌 존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동물적인 존재로서 특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과 이성을 바탕으로 동물적 본능을 끌어안고 더 높은 세계로 나아가는 것,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 인간은 이성적 의식에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인간 본연의 이성을 따라야 하는데, 이 이성은 행복의 추구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존재다. 인간은 사랑받기를 원하지만 누구도 자기 자신만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남을 사랑하는 것도, 자신이 사랑받는 것도 불가능하다. 사랑은 그 자체가 모순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는 자기 자신보다 남을 더 사랑할 때만이 이러한 모순이 해결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나를 사랑하는 것, 아내를 친구를, 조국을 사랑한다는 것이 진정한 사랑일까. 톨스토이의 말을 빌리자면 이것은 개인의 선호라고 한다. 즉 이러한 것들을 남 다른 것보다 더 좋아하면서 얻게 되는 동물적 행복의 추구로서 보고 있는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인간은 그 자신의 행복만을 원하고, 죽음과 고통을 피하기를 원한다. 그러한 것들이 행복을 얻게 해주는 것일까. 그것은 누구나 알듯이 불가능한 것이다. 우리가 죽음과 고통을 두려워하는 한. 그러나 우리가 죽음과 고통이 당연한 것임을 받아들이고, 이성적 의식을 통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다면, 다시 말해, 죽음과 고통이라는 것의 본질을 명확히 할 수 있다면(결국 이는 사랑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고통은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 죽임이란 다른 것으로의 변화 일뿐이고, 고통이란 우리의 보존 수단과 이성적 깨달음을 위한 수단일 뿐이 된다.

톨스토이는 하나님을 통한 삶을 강조한다. 종교적 삶을 강조하면서도 종교를 떠나서 자신을 던질 수 있는 사랑. 어쩌면 불교의 자비, 이슬람교의 순리, 기독교의 사랑을 모두 포괄하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 책은 그리 많지 않은 분량으로 되어있지만, 짧은 글 긴 사색과 여운을 남기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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