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책은
1부 무기가 되는 철학
2부 지적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50가지 철학·사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2부에서 중점적으로 불확실한 삶을 돌파하는 50가지 생각 도구를 제시하고 있는데
크게 네 가지 주제 사람, 조직, 사회, 사고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다.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프롤로그에서도 언급되었던,
10 악의가 없어도 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다 - 한나 아렌트_악의 평범성 부분이었다.
10 악의가 없어도
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다
악의 평범성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1906~1975)
책의 98쪽
나치 독일이 유대인 학살 계획을 꾸밀 때 600만 명을 '처리'하기 위한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과 운영에 주도적 역할을 한 아돌프 아이히만은, 아르헨티나에서 망명 생활을 하다가 1960년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에 체포되어 예루살렘에서 재판을 받고 처형되었다.
그때 연행된 아이히만의 풍모를 본 관계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가 너무나도 '평범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무척 왜소하고 기가 약해 보이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었다.
아이히만의 재판을 방청한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이러한 그의 모습을 책에 기록했다.
책의 제목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부제 '악의 평범성에 관한 보고서'
아렌트는 아이히만이 유대 민족에 대한 증오나 유럽 대륙에 대한 공격심이 아니라,
그저 단순히 출세하기 위해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자 그 무서운 범죄를 저지른 경위를 방청하고 나서 최종적으로 이렇게 정의했다.
악이란 시스템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게다가 아렌트는 '평범'이라는 말을 사용하여 우리도 누구나 시스템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악을 저지를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다른 말로 바꾸면 보통 악이라는 것은 악을 의도한 주체가 능동적으로 저지르는 행동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렌트는 오히려 악을 의도하지 않고 수동적으로 저지르는 데에 악의 본질이 있다고 보았다.
한나 아렌트가 주장한 '악의 평범성'은 20세기의 정치 철학을 논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
인류 역사상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악행은 그 잔인함에 어울릴 만한 괴물이 저지른 것이 아니라
생각하기를 멈추고 그저 시스템에 올라타 그것을 햄스터처럼 뱅글뱅글 돌리는 데만 열심이었던 하급 관리에 의해 일어났다는 주장은 당시 큰 충격을 주었다.
평범한 인간이야말로 극도의 악이 될 수 있다.
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한 사람은 누구나 아이히만처럼 될 가능성이 있다.
그 가능성에 관해 생각하는 것은 두려운 일일지 모르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그 가능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사고하기를 멈추면 안 된다고 아렌트는 호소했다.
우리는 인간도 악마도 될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이 되느냐 악마가 되느냐는 시스템을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생각하기가 복잡하다고 생각하기를 뒤로 미룬다면
나도 모르게 악마가 될 위험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이 모두 yes라고 할 때 no라고 할 수 있는 친구
모두가 no라고 할 때 yes라고 할 수 있는 친구
오래된 한 광고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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