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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민주주의를 캐묻다 - 체제 탐구 ㅣ 우리 시대, 사상사로 읽는 원전
강유원 지음 / 라티오 / 2021년 11월
평점 : 
강유원, ⟪소크라테스, 민주주의를 캐묻다⟫
우리시대 사상사로 읽는 원전 체제 탐구 시리즈, 1
뒷 표지에 명시된 이 책의 소갯글을 먼저 인용해본다.
"개인의 삶은 다양할지언정 현재 우리 모두의 삶을 규율하고 있는 정치 체제는 ‘민주공화국’이다. 그러나 이러한 형식적인 헌법 규정보다는, 2000년대의 대한민국에서 이 규정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실행되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이 어떤 방향으로 더 발전되어야 하는지가 우리의 더 절박한 관심사라 할 것이다. 시리즈 ‘우리 시대, 사상사로 읽는 원전: 체제 탐구’는 이러한 관심사에서 출발한 저자의 지속적이고 근원적인 탐구 결과물이다.
그동안 체제 탐구의 원천이라 할 만한 플라톤의 여러 대화편들은 주로 형이상학과 인식론의 맥락에서 다루어져 왔다. 이에 저자는 플라톤의 저작뿐만 아니라 당대의 여러 정황을 살필 수 있는 동시대 다른 저자의 저작들을 함께 읽음으로써 소크라테스 또는 플라톤이 생각한 민주정과 민주주의의 의미를 사상사적으로 탐구하였다.
따라서 《소크라테스의 변론》을 비롯하여 이 책에서 다루는 텍스트들은, 항상 위기에 처해 있는 민주정, 그리고 그것의 바탕을 이루는 올바른 이념으로서의 민주주의를 걱정해야만 하는 우리 시대에 대한 올바른 통찰의 지침이 될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했던 바, 우리는 헌법상 민주공화정을 정치체제로 삼는 근대국민국가(modern nation state)에서 살고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민주정체의 작동이 잘되고 있는지를 모색해보는 것도 의미있는 작업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민주정을 모색하는 작업 이전에, 민주정의 정의, 민주정을 실행하는 도구, 민주정이 작동했던 역사 등, ‘민주’란 술어 안에 담겨있는 여러가지 의미의 파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가 이 책을 저술한 목적일게다. 이에 저자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투키디데스와 크세노폰의 고전의 공부를 통해 인류 최초의 민주정을 채택하여 실행했던, 고대 희랍의 아테나이라는 도시국가가 민주정을 도입한 배경, 그들이 민주정을 실행한 방식, 그리고 당시 아테나이인들의 심성구조(본성) 그리고 민주정의 쇠퇴 등을 살펴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책 제목과 같이 소크라테스가 있으며, 그는 아테나이의 시민에게 끝없이 캐물음을 시도하다가 사형선고를 받았다. 2,500년전에 지중해 연안의 작은 도시국가들 중 하나에 불과했던 아테나이와 21세기 현재 한반도를 살아가는 우리가 처한 정치, 경제, 문화, 사회상황을 동일선상에 놓고 ‘민주정’이라는 정체를 이해하고, 비교하며 논의하는 것은 분명히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 현실과의 비교는 잠시 접어두고, 일단 아테나이인들의 생활세계에서 생성된 습성(hexis)과 이 습성의 변화에 따라 민주정체가 변하는 과정, 그리고 소크라테스가 왜 그리 캐묻고 다녔는지를 이 책을 통해 탐구해보는 것도 의의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저자는 지난 몇년간 특히 작년에 이 책에서 소개된 고전들을 '일반인들'과 읽으며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 저술을 썼다. 올해도 저자는 플라톤의 ⟪
국가/정체⟫를 읽으며 '일반인들'과 사상사를 공부하고 있다. 올해 공부의 산물은 내년 이맘때 '우리시대 사상사로 읽는 원전 체제 탐구 시리즈, 2'의 출간으로 선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