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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ㅣ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유홍준 지음 / 창비 / 199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런 기행문 류의 장르를 좋아하지도 않고, 유 교수님께는 죄송한 말이지만 앞표지에 있던 전혀 미적이지 않은 작가 사진을 보고는 그리 구미가 당기지 않은지라 이 책을 읽은 것은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였다.
선입견이란 게 정말 무서운 것인가보다. 여러 이유로 그다지 기대 안 하고 산 1권을 읽어 보고는 나의 편견을 자책하며 다음날 바로 2,3권을 구입하고 읽어 버렸다. 수학여행이나 견학을 다니며 우리가 무심히 보고 지나갔던 것들, 유명하다는 이유만으로 사진찍기에만 바빴던 문화재들, 그리고 경계를 만들 담을 위해 쌓은 돌 하나하나, 정자 한켠에 버티고 서 그늘을 만들어주는 소나무 한그루 한그루들이 책 속에서 의미가 부여되고 감춰진 미가 끄집어 내지며 단아한 곡선들이 살아나며 다시 생명을 얻는다.
가끔 신문지상이나 뉴스에서 단지 관리 소홀로 인해 버려지고 왜곡되고 파괴되는 문화재에 대한 이야기들을 접하게 된다. 나 자신도 우리 문화재에 대한 깊은 애정은 크지 않지만 그런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파온다. 그럴 때마다 우리 나라의 돌 하나 풀 한포기 모두를 사랑할 것 같은 유 교수님 같은 분이 장관이 되어서 지식인 특유의 꼬장한 깐깐함으로 문화재를 보호하고 관리하면 어떨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된다.